LP & CD(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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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떼르나 부르크너 4, 베토벤 c단조 6/15
부르크너 4번 베토벤 C단조 어젯밤 브루크너 4번 교향곡을 들었고 지금 베토벤 C단조 교향곡(운명)을 듣습니다. 초판본이나 적어도 초판에 가까운 음반이 왜 좋은지를 또 절감하게 되네요. 특히나 구 동독의 국영 에떼르나의 자연스러운 녹음 기술에 경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건 논쟁의 여지가 없어 보일 정도로 그 차이가 확연합니다. 과장 없고 전 대역이 편하면서 맑은 소리가 납니다. 동시대 풍요의 요람이었던 서독의 대표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G)의 경우 고음역이 자칫하면 부담스럽게 들리거나 저음역대가 풍부하지 못한 면이 존재했지만 에떼르나는 이런 것을 초탈한 음향인 겁니다. 무욕 무심-자본과 물질주의로부터 자유-일 때 예술은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나의 믿음이 현상으로 딱~ 보여주는 것이라..
2022.07.02 -
에떼르나 마주어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6/14
LP는 돌고 돕니다. 다소곳하게 내려앉는 시골 비. 자연스러움이 연주의 궁극이라던 선배의 말씀, 돌고 도는 LP로부터 나의 심장으로 파고듭니다. 신기하지요. 사회주의 말기, 통일 5년 전에 연주되고, LP로 제작되어 통일 3년 전에 출판된 이 음악! 거장 쿠르트 마주어 지휘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했습니다. 안토닌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톤마이스터는 유명한 에버하르트 리히터. 디지털 녹음인데 이 건 다르지요. 무턱대고 자연스러워요. 단원들도 느긋하답니다. 그저 편하게 연주해요. 마주어가 그렇게 지휘를 한 것일까요? 희한하게도 사회주의 동독에선 뭘 연주하던 자연스럽고 편합니다. 선배께선 '내추럴'이라 말하는 자연스러움 보다 'spontaneous' 스판테이니어스라고 발음되는 이 용어가 ..
2022.06.14 -
텐슈테트 슈만 '라인' 6/5
오늘 날씨가 종일 받쳐주니... 지금까지 밀린 명연주 감상 과제를 열심히 수행 중입니다. 이제 밥 먹기 전에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3번 E flat 장조 "라인 교향곡"을 듣다가 5악장 Lebhaft(활기차게)를 녹음했습니다. 슈만 교향곡은 브람스와 살짝 다르면서 슈베르트와도 다르고, 거성 베토벤과도 다르죠. 브람스보다는 일단은 규모가 약간 슬림 하고 정서도 그런 거 같네요. 그 속에 슈만 특유의 알 수 없는 정서적 폭발성을 내포하고 있는 듯한 감성이 깔려있어요. 이것은 슈만이 작곡한 다른 장르의 곡들에도 공통적인 면이죠. 슈베르트는 슈만에 비교한다면 좀 더 고전 낭만에 가까운 서정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교향곡에서 슈만의 포지션이 미묘하기도 하고 달리 말하자면 애매하기도 한..
2022.06.07 -
더치 5/27
더치커피를 거의 2년 만에 마신다. 이 시간에 목이 마르다. 저녁을 조금 짜게 먹었던 것이 원인인가? 마침 얼려놓은 각 얼음이 있고, 카페 아레테 이상숙 회원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더치도 있구나. 약간 연하게 타서 음악 홀에 앉았다.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새벽까지 명연주에 빠지기로 한다. 야노스 슈타커의 바흐 무반주, 속 깊은 밀도감이 좋다. 주제는 전개되고, 나는 더치 맛을 본다. 아~ 정말 시원하다. 정갈한 이 특유의 맛이 일품이다. 더울 때 시원한 생맥주 한 잔 들이키는 정도를 가볍게 능가한다. 내가 그동안 왜 이런 맛을 도외시했던가? 이레테 이상숙 회원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더치를 외면한 저를 용서하세요^^ #음악이있는집 #카페아레테 #더치커피 #야노스슈타커바흐무반주첼로
2022.05.28 -
몰운대 음반 감상 5/26
몰운대 절경은 소프트 톤으로 자랑을 하고, 불세출의 역작 LCR E.Q. 궁극의 포노 앰프라고 단정한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순수한 아날로그 음향에 감동하고야 만다. 노이만 트랜스로 교체하니 더욱 분명한 콘서트홀이 재현되고, 황차와 보이차의 맛, 그저 무심한 맛, 편한 맛, 평이한 맛과 통하는 그 연주장의 느낌! 그 음향을 유일무이하게 전달해 주는 에떼르나 초판본,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1,2,3,4. 그것도 프란츠 콘비츠니가 이끄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놀라운 세트가 아닐 수 없다. 또 감동은 계속된다. 이번엔 소프라노 에티트 마티스의 절창 엑슐타테 유빌라테 라우다테 도미눔, 모차르트 아리아들. 에떼르나 톤 마이스터의 손을 거치면 순수한 그곳 연주장에 내가 앉아있게 된다. 그 좌석이 오늘의 나를..
2022.05.28 -
하와이안 코나 5/23
입술에 닿는 순간 이미 느껴진다. 화와이안 코나. 그냥 편하다. 깊은 산속 큰 바위틈으로 졸졸 흘러 숟가락 같은 돌 홈에 가두어진 물을 엎드려 입을 갖다 대고 빨아 마셨던 어린 시절 뒷산 약수터 그 물 맛. 이 커피는 그런 맛이다. 조율 마술사 선생이 주신 원두. 덕신 카페 홍. 나의 대화 상대이기도 한... 오매불망 잔덜링의 브람스를 듣지 않을 수 없다. 이 빛나는 빛의 아침에... ** 잔덜링이 베를린 교향악단을 지휘한 연주는 산책 또는 운전 중 듣는다. 템포가 아주 느려서 장대한 서정성은 그저 그만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금 듣고 있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연주는 긴장감과 장대함의 절묘한 조화의 포인트를 찾은 템포다. 때문에 본격 몰입용 연주가 된다. 연주의 다양성을 나의 음악 정서에 맞게 활용. ..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