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현 피아노 연주회_리플릿
2022. 5. 16. 18:59ㆍAn die Musik
연주곡 사전 이해를 위한 글.
R.Schumann
Kreisleriana Op.16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연주 시간 30~35분)
슈베르트는 사춘기 시절부터 음울한 주제에 탐닉했고, 어둡고 기괴한 이야기와 소재는 발라드 양식과 결합하여 슈베르트 특유의 어둡고 음울한 세계관을 형성했다.
슈베르트와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슈만은 독특한 세계관과 환상, 마법이라는 주제에 심취하였으며, 독특한 소재에 대한 강박적 집착은 그가 작곡했던 수많은
작품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이기도 하다.
슈베르트가 시와 음악의 연계를 통하여
예술가곡의 문을 열었다면, 슈만은 음악과 문학과의 결합을 끊임없이 시도해 독창적 소품을 창조했다. 낭만주의 피아노 대표적 작품인 크라이슬레리아나는
1838년 단 4일 만에 작곡되어 쇼팽에게 헌정된 곡이다.
총 8개의 소품으로 나누어진 이 작품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Äußerst bewegt (Extremely animated), D minor
매우 빠르게의 템포 지시와 격렬하고 소용돌이치는, 음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가장 규모가 큰 곡이다.
2. Sehr innig und nicht zu rasch
(Very inwardly and not too quickly), B-flat major.
조용하고 행복한 느낌의 노래가 펼쳐진다.
3. Sehr aufgeregt (Very agitated), G minor
매우 촉박하게, 격정적인 분위기가 돋보인다.
4. Sehr langsam (Very slowly), B-flat major/D minor
매우 느리게, 3곡과 대조되어 조용히 체념한 듯한 아름다운 노래가 펼쳐진다.
5. Sehr lebhaft (Very lively), G minor
매우 생기있게, 경쾌한 스타카토와 리듬, 생동감 넘치는 스타일이 외향적 성격을 가진 곡이다.
6. Sehr langsam (Very slowly), B-flat major
아주 느리게, 섬세하고 내면에 깊이 호소하는 듯한 느긋한 흐름과 시적인 표현력이 대단히 아름다운 곡이다.
7. Sehr rasch (Very fast), C minor/E-flat major
매우 빠르게, C단조의 곡으로 가장 빠른 곡이다.
8. Schnell und spielend (Fast and playful), G minor
빠르게 해학적으로, 기묘한 뉘앙스가 인상적인 곡이다.
C.Debussy
Préludes premier livre
드뷔시 전주곡 1권
(연주 시간 40~45분)
1909년부터 그 이듬해까지 작곡되어 완성된 해 출판되었다. 표제가 있는 열두 개의 피아노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 번에 모든 곡이 초연되지는 않았다.
새로운 형태의 프렐류드
바흐와 쇼팽은 각각의 조성을 달리하여 24개의 프렐류드를 작곡하였는데, 드뷔시는 그 간결함과 즉흥성은 유지하되 자유로운 조성으로 묘사적 성격을 더하여 새로운 장르로 탄생시켰다.
그가 오페라와 관현악곡, 성악곡 등으로 일찍이 큰 성공을 거둔 것에 비하여 그의 피아노곡들은 비교적 늦게 발표되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늦은 것을 한 번에 만회할 만큼 뛰어난 작품인 〈판화〉와 〈영상〉, 〈어린이 차지〉 등이 연속적으로 발표되고, 그 이후에 나온 모음곡집이 바로 이 〈전주곡집〉 1권이다.
드뷔시에게는 다른 유명한 피아노 작품들도 많지만 이 작품은 드뷔시의 피아노 곡 가운데서도 특유의 효과와 상징주의적 요소, 구조, 형식 등에 대한 실험적인 면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낭만주의와 단절이 잘 드러나는데, 곡의 제목과 연관되는 서정성은 실제 곡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인상주의가 잘 반영된 작품
드뷔시가 인상주의 문인들과 화가들에게 영감을 받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전주곡집〉에서 특히 드뷔시는 음악이 가지는 색채적인 요소와 그로 인한 시각적 심상과의 연관을 인상주의적 관점으로 담아내었다. 구조나 형식에 의존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인상을 느끼게 되는 드뷔시의 음악은 시간을 두고 자연을 관찰하여 그 흐름에 따라 다른 색채를 발견했던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과 유사한 점이 많다.
곡의 끝으로 감추어진 표제
앞선 원숙기의 피아노 모음곡인 〈판화〉나 〈영상〉(제1,2집)과 비교해 보았을 때 전주곡집은 모음곡들이 서로 결속된 느낌이 덜하다. 또한 전작들은 표제를 작품 머리에 제시하였지만, 〈전주곡집〉은 1, 2권 모두 표제를 괄호 안에 넣어 작품 끝 여백에 배치하였다. 이 표제들은 작곡가가 자연물에서 받은 인상이나 어떤 상황의 인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드뷔시의 음악이 영감의 대상인 것이다. 이렇게 제목을 곡의 끝으로 감추는 것은 청자들로 하여금 곡을 들으면서 드뷔시의 독자적 양식과 음악 어법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통해 어떤 이미지를 상상하게 되고, 마치 그 답과 마주하는 것처럼 제목과 만나도록 한다.
작품구성
1. Danseuses de Delphes 델피의 무희
아폴로 신전에서 춤을 추는 여신을 그린 곡으로서 조용하면서도 품위 있고 신비스러움이 감돈다. 사라반드를 연상케하는 3박자의 완만한 움직임이 억제된 음량으로 온화한 포물선을 그리고 총체적으로 고대풍 동방적인 분위기.
- 옛 델피의 조각상에 묘사된 세 명의 무희를 느리고 장중한 리듬을 사용하여 표현한다.
2. Voiles 돛
청명한 바다에 순풍을 받으며 돛단배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풍경을 느끼도록 그려졌다.
- 명사의 성을 나타내는 관사가 없기 때문에 돛(女)이나 베일(男)의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드뷔시는 고정된 페달 포인트에 닻을 내린 배, 혹은 꿈틀대는 여체를 에워싼 신비한 베일을 암시하려 한 듯하다.
3. Le Vent dans la plaine 광야를 건너는 바람
풀잎과 보리 이삭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지나가는 바람을 그렸다.
- 여러 형태의 트릴과 급작스러운 강약의 차이가 인상적이다.
4. "Les sons et les parfums tournent dans l'aif du soif"
저녁놀 대기 속에 떠도는 소리와 향기
보들레르의 시에서 암시를 받았다고 하는 이 곡은 오묘한 화성을 자아내는 음의 색채가 놀랍다.
- 보들레르의 시 ‘황혼의 노래’의 1행을 제목으로 한 곡으로서, 피아니시모로부터 메조포르테의 여린 다이내믹 속에 분명한 소리와 향기의 움직임을 묘사한다.
5. Les cellines d'Anacapri 아나카프리 언덕
나폴리에 있는 아름다운 언덕 아나카프리를 그린 것으로, 타란텔라와 나폴리 민요 선율이 나온다.
- 이탈리아의 빛나는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곡으로서 종소리와 탬버린 소리 등이 경쾌하고 풍자적인 무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6. Des pas sur la neige 눈 위의 발자국
단순한 음형 속에 무한한 내용이 담긴 이 곡은 작곡자 자신의 설명에 의하면 왼손의 반복적인 리듬이 아무도 찾지 않는 한적한 곳의 얼어붙은 눈의 경치를 나타낸 것이라 하였다. 너무 외롭고 쓸쓸해 몸서리쳐지는 이 곡은 전주곡집 중 명작이다.
- 우수에 찬 고독한 행인이 겨울 눈밭 위에 새기는 발걸음을 연상시킨다. 침묵으로 둘러싸인 정적의 풍경이 공허한 음악으로 그려진다.
7. Ce qu'a vu le vent d'Ouest 서풍이 본 것
풀이나 수목 등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는 강한 서풍을 그렸다. 드뷔시 곡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곡이다.
- 외형적으로 리스트를 연상시키는 이 곡은 2집의 ‘불꽃’과 더불어 전주곡 전곡 가운데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곡으로서 흉표한 바람이 포물선을 그리며 타악기적인 저역 리듬 위로 찬연히 날아간다.
8. La fille aux cheveux de lin 아마 빛 머리의 소녀
시인 르콩트 드릴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것인데 수채화같이 담담한 색조로 표현된 매우 사랑스럽고 신비한 곡이다.
- 조용하고 다정한 표정이 풍부하게 펼쳐지는 5음계의 곡. 리콩트 드릴의 ‘스코틀랜드 노래’의 네 번째 시에서 인용한 제목으로서, 아마빛 머리의 한 소녀가 이른 아침 히스밭에 앉아 노래 부르는 목가적인 정경을 묘사한다.
9. La serenade interrompue 끊어진 세레나데
여인의 창가에서 세레나데가 뜻하지 않는 방해로 끊어질 듯 이어질 듯 엮어간다.
- 기타처럼 퉁기는 듯한 스페인의 집시 무곡 호타(Jota)를 연상시키는 사랑의 세레나데는 끊임없이 방해받으며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10. La Cathedrale engloutie 가라앉은 사원
옛날에 바다보다 낮은 ‘이스’라고 하는 작은 나라가 있었는데, 방벽의 수문을 여는 열쇠는 왕이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에 왕의 딸이 애인 때문에 열쇠를 훔쳐 수문을 열게 되고 이스는 바닷속 깊이 가라앉고 만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매년 한 번씩 이스의 사원이 바다 위로 올라온다. 종이 울리고 승려들의 합창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다시 서서히 가라앉는다. 종소리가 안개에 덮인 해면에 울리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안개가 걷히면서 성당은 해상에 위용을 드러내고 오르간이 힘차게 울려 퍼진다. 수도자들의 성가도 들린다.
‘아주 조용한 가운데(살며시 울리는 소리의 바다 안갯속에서)’라는 지시어가 붙어있으며 성당의 종소리가 안개로 덮인 바다 위에 울리는 듯한 5도 화음의 연속으로 시작된다. 드뷔시가 르냉의 《유아기와 소년기의 추억》에서 읽은 켈트족의 전설을 모티브로 하였으며 제목은 그 전설에서 유래된 어떤 이미지를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가라앉은’이라고 흔히 번역되지만 파도나 바다가 넘실대며 ‘삼키는’ 이미지에 더 가까운데, 실제로 전설에 나오는 사원은 가끔 바다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곤 한다.
- 건반의 거의 모든 영역을 사용하는 이 곡은 안개에 싸인 성당의 평온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물 위로 완전히 떠오르는 절정에 다다른 뒤, 이후 희미하게 사라지는 모습까지 담고 있다.
11. La Danse de Puck 퍼크의 춤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요정을 그렸는데, 익살스러운 퍼크를 암시하듯 경쾌한 리듬이 어우러진다.
- 장난꾸러기 요정이 변덕스럽고 재치 있게 추는 춤.
12. Minstrels 민스트렐
중세기 영국에서 활약한 음유시인을 나타낸 작품인데 전체적으로 리듬이 산뜻하고 재치가 넘치는 곡이다. 흑인 노래, 춤, 곡예, 밴조, 코넷, 텝댄스의 구두 소리, 드럼 등을 피아노가 들려준다.
- 20세기 초, 파리에 등장한 흑인 재즈 음악가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을 예리한 관찰력으로 표현한 곡으로서, 기이하고 조롱 섞인 풍자는 추후 스트라빈스키를 예견케 한다.
*웹 자료를 갈무리, 축약, 교정함.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연주
https://youtu.be/9D6B5B39ERI
드뷔시 전주곡 1권
스비야토슬라브 리흐테르 연주
https://youtu.be/SoqSqW0YW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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