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3. 07:58ㆍ이런저런...
콘서트 음악과 오디오 음악.
콘서트에 직접 참석해서 음악을 감상하는 희열 만큼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현실이 기대 만큼 만족할 수 있는 콘서트가 그리 많지 않다는데 있다.
연주 수준, 청중들의 예의, 홀의 음향문제 따위로 감동 없는 후회스러운 연주회가 태반인 것이다.
평론가 진회숙씨가 "나를 위로하는 클래식"에서 경험담을 밝혔듯이,
나 또한 오디오가 안정된 후로는 콘서트에 가는 일이 뜸해졌다.
콘서트 음악 만이 제대로 된 음악이라고 외치는 콘서트파들은 이를 두고
음악을 도외시 한, 기기에 빠진 저급한 현상이라고 말 할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디오가 좋은 소리를 내주고 있는 이상
그 애호가는 콘서트에 가서 음악을 듣는 콘서트파 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음악 감상에 빠져 지낼 것이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오디오 기기파의 감상 내면을 들여다 보면,
콘서트에 가지 않고 오디오로 음악을 듣고는 있지만,
사실은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음색을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이올린의 높디 높은 고음역이 어떻게 나는지,
빠른 활놀림 속에서 송진가루 튀는 느낌이 나는지,
파이프오르간의 저음이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는지 따위에 감동하고있는 것이다.
선율의 아름다움이나
앙상블의 정교함에서 느껴지는 화음의 청아함,
악곡 전체의 완성도를 간파하면서 느끼는 성취감의 카타르시스란 그에겐 없는 것이다.
사족으로, 짤츠부르크의 그랜드페스티벌홀에서 에프게니 키신의 쇼팽 녹턴을 앵콜곡으로 숨죽이며 듣는 감동이라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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