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1. 22:57ㆍLP & CD
젓대
예로부터 우리음악에 쓰이는 악기들 가운데 가로로 부는 관악기를 '笛(적)'이라고 쓰고 우리말로도 '저'라고 일러 왔다. 가로로 부는 악기들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대금은 그 가운데 가장 큰 까닭에 '큰저'또는 '젓대'라고도 부른다. 대금은 고려시대 이후로 모든 악기를 소리를 맞추는(調律)하는 표준악기로 삼아왔다. 대금의 음역(音域)은 아랫단, 중간단, 높은단으로 구분하여 낮은 임(林)에서 높은 태(汰)까지 거의 3옥타브에 이른다. 소래 빛갈(音色)은 낮은 소리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한 편이고, 가운데 소리에서는 청아(淸雅)하고 투명한 소리를 내며, 높은 소리에서는 시원하고 장쾌한 소리를 낸다. 특히 높은 소리에서는 「떠이어」하며 시원하게 울리는 맑은(淸)의 소리는 한민족의 맥(脈)을 잇는 천년의 혼(魂)을 머금은 소리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장현
1950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14세에 대금에 입문, 한일섭에게 본격적인 수업을 받았다.
오늘날 연주하는 원장현류 대금 산조는 한일섭이 말년에 구음으로 가르쳐준 가락에 바탕을 두고 있다. 원장현은 한일섭의 영향과 자신의 풍부한 음악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원장현은 대금산조 뿐만 아니라 거문고, 태평소 등 여러 악기를 고루 잘 연주하는 남다른 기량을 가지고 있다. 전주 대사습에서 장원 등 여러 대회에서도 우승한 바 있기도 하다. 특히 즉흥연주도 뛰어나 시나위 연주의 명수이기도 하다.
음악 세계
원장현은 침을 튀긴다. 그의 연주를 들으면 힘이 넘치는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대금을 이루고있는 대나무가 마치 부는 힘에 의해 갈라지는 듯 한 음을 쏟아낸다. 이 소리는 원장현에게서라야 제 맛이다. 이 독특한 매력을 좀 다르긴 하지만 서양음악에서 비슷한 현상을 찾아 본다면, 세고비아 음반에서다. 유난히 왼손의 지판 스치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데 그 소리가 거슬리기는커녕 세고비아만의 매력이라고 느껴진다. 반면 로메로스 일가의 페페 로메로는 테크닉이 워낙 뛰어나 이 손 스침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 기타리스트였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페페의 연주가 조금 메마른, 음악적 깊이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위에서 말 한 대로 높은음에서「떠이어」하며 시원하게 울리는 맑은(淸)의 소리는 한민족의 맥(脈)을 잇는 천년의 혼(魂)을 머금은 소리라 여겨진다. 정해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때로는 정도를 벗어난 듯한 자유분방함 속에 피부로 느껴지는 감동이 진정 우리 음악의 맛이 아닐까 한다. 직접 몸으로 느끼는 진정한 음악 말이다. 참으로 어떠한 가식도 허용하지 않는 우리 민족성을 드러내는 소리라 생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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