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라&레이첼 리 현대예술관 연주회 소감

2007. 7. 19. 17:21서양음악

 

최근 몇 년 동안 본 연주회 가운데 홍혜경 리사이틀과 더불어 최고였다.


카프리치오 이탈리아...,

역시 러시아 관현악단의 특징인 금관의 포효, 하지만 각 파트 별로 목관과 교차되며 연주  되는 소규모 앙상블에서는 서구 오케스트라의 세련미에 못 미친다.


레이첼 리...,

믿을 수 없는 열여섯 소녀!

놀랍다. 어떤 곡보다도 높은 테크닉이 필요한 파가니니지만 어느 곳 하나 불안한 데가 없으니,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놀란 건 바이올린의 음색, 역시나 프로그램을 보니 1700년쯤 만든 ꡐ과르네리ꡑ란다!

1악장이 끝난 뒤 청중 뒤편에서 터져 나온 박수소리가 한 가지 흠.


전람회의 그림...,

과연 러시아 관현악단다운 면모를 유감 없이 나타내다!

투명하고 압도적인 음량으로 표효하는 금관, 총주에서 보여준 엄청난 포르티시모에 800석 공간의 부족감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곡 전체의 탄탄한 음악적 구성이 뛰어난 연주다. 오늘 음악회의 백미.


앵콜곡...,

백조의 호수 가운데 ꡐ갈대피리의 춤ꡑ은 극단적인 완급의 미학을 거침없이 뽐 낸 좋은 연주. 마지막은 혁명시대의 군가풍의 곡이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곡 인 듯. ꡐRed Army Chorusꡑ 가 생각나는 전형적인 러시아 색채감과 호쾌함, 그러나 음악적 깊이는?


폴리얀스키...,

진지하고도 익살스러운 여유는 청중들을 즐겁게 해 주었지만, 그와 단원들은 청중들이 일어서서 박수를 치는데도 양해를 구하며 퇴장할 때는 조금 야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음향...,

홀 크기에서 오는 한계로 보이지만, 음장의 여유로움이 아쉽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엔 너무나 완벽한 음악회가 아니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