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19. 10:50ㆍ서양음악
하늘을 찌르는 자만심, 오디오와 AV를 정복하다!
전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그 시절엔 마땅한 감상수단이 없어서였겠지만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흘러나오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국민(초등)학교 입학을 하니 운동장에서 열리는 조회시간에 멋진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곡은 수자의 행진곡이었지요. 그 당당하고 멋있는 음악은 초등 일년생인 제 마음을 일순간에 사로잡았죠. 그래서 그 뒤론 오로지 월요일 아침의 전교 조회시간만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습니다. 물론 지루한 교장선생님의 훈시쯤은 아무 것도 아니었지요.
남사당패 같은 후손들의 농악대가 동네에 있었는데 이 것이 후에 무형문화재인‘부산아미농악’입니다. 여기 상쇄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었고요. 이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칠십대 중반인 제 어머니께서 ‘구덕망께터다지기’일원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 뒤로 세월이 흘러 제 음악 생활의 작은 전환기가 마련됩니다. 고등학교 때였지요. 음악선생님이 꾀 유명한 분이었는데, 시간만 나면 음악실에서 오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음악 감상을 하시는 것 이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음악실 문 옆에 몰래 기대어 서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감동을 느끼곤 했죠.
그 때 들었던 음악 가운데 헨델의 ‘메시아’, 베르디의 아이다중 ‘개선행진곡’,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가 기억납니다.
어느덧 사회에 진출한 제가 난생 처음 월급을 타서 한 일이 앰프를 사는 것 이었습니다.
그런 이후, 이러저러해서 강산이 두 번 반을 지나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전 생각하면 행운아인 것 같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음악생활 하나 만큼은 조심스럽게 자만해 봅니다.
무엇으로 그렇게 자신 있냐고요?
하이엔드와 빈티지를 숱하게 섭렵한 저였고, 아파트 몇 채는 족히 날렸을 저의 오디오 편력이었지만 마침내 제 나름으로는 안착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디오의 필연이라 할 바꿈질 욕심이 생기질 않고,
더 이상 바꿀 필요도, 바꿀 오디오도 없는 상태.
오디오의 필연이라 할 잔손질이 가질 않는 오디오.
오디오의 필연이라 할 기기에 얽매이지 않는, 오디오라는 개념이 음악 앞에 가로막는 법이 없이, 오로지 음악에만 몰두하게 되는 믿기 힘든 현실이 저에게 온 겁니다.
물론 저 자신만의 생각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지금의 저에겐 10년 이상의 이 같은 일관된 제 시스템이 저의 자신감에 힘을 실어준다고나 할까요?
최근엔 AV도 갖추었습니다.
이 분야는 저에겐 그 동안 전혀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집을 새로 지으면서 공간 여건 변화에 따른 홈시어터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노력했지요. AV(홈시어터)에서도 오디오에서 경험한 ‘성공’을 재현하고자…
성공했습니다.
자부합니다.
입문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인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9인치 CRT 프로젝터를 마련했습니다.
여러 선배들의 지식을 밑바탕으로 업그레이드를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목표한 모든 세팅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로지 AV가 저와 제 가족의 생활 속에 녹아 진정하게 삶의 보탬이 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지금 현실은 조금은 목표치에서 빗나가 있습니다.
우리 집이 동네 ‘소극장’이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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