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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슈만 평전 5/26
이 위대한 여인은 세 남자-프리드리히 비크, 로버트 슈만, 그리고 요하네스 브람스-의 창조적 파트너였다. 클라라와 로버트 슈만의 관계를 "사랑스럽고 낭만적인" 이야기로 여기는 세간의 평가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런 낭만적 관계가 그 이후 이어지는 길고도 고달픈 인생의 단면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사람들은 클라라 슈만이 견딘 비극을 너무 쉽게 잊는다. 그녀가 로버트 슈만과 보냈던 가슴이 미어지는 마지막 몇 해, 정신 질환을 앓는 남편의 치료비를 감당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공적인 커리어를 이어 나가야 했던 압박감, 과부의 몸으로 2세부터 14세에 걸친 일곱 아이들을 기르고 교육시켜야 했던 책임감, 성년에 이른 네 명의 아이들의 때 이른 죽음과 질병을 목격했던 것 등이 클..
2022.05.28 -
아기고양이 5/26
사람이나 동물이나 아이들에겐 사방 모든 것이 놀이터가 된다. 야외 댁의 기물들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나는 이 난장판이 즐겁기만 하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동심이 남아있는 만큼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는 반증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고 뒹굴다가 엄마 젖을 본 순간 와다닥 달려가서 가슴을 파고든다. 이 순간이 아빠가 밥 몇 술 뜰 수 있는 기회다.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밥상으로 접근한다. 아빠가 바람피우다가 들켰거나 어떤 심각한 잘 못을 저지른 게 아닐까 짐작이 된다. 엄마 앞에선 기를 못 편다. 세상사 모든 이치는 상통한다. https://youtu.be/LXSdCC2UMuA https://youtu.be/GqK5oIYuXto #음악이있는집 #디자인목공방 #시골아기고양이
2022.05.28 -
야매 음악출판업(?) 5/24
야매 음악 출판업? 여러 선생님들 덕분에 나는 이 순간에도 일취월장을 거듭하고 있다. 혹자는 돈 안 되는 짓만 한다며 비아냥 거린다. 그런 분은 삼십 년이 흘러도 여전히 그러고 있다. 음악 좋아하고 잘 안다고 하면서도 연주회엔 오지 않는다. 자기 오디오 들어보러 오라고 말 한 적도 없다. 궁금하다가 이젠 무관심해졌다. 내 나이 20대 때부터 60대 초반인 지금까지 이런 식이다. 글이 삼천포로 샜다. 그럼에도 이렇게 팸플릿을 만들고 제본할 일이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메마른 땅에도 자세히 보면 풀은 돋아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은 '아는 척' 또는 '즐기는 척' 하기가 좀 힘든 분야다. 아까운 시간을 피해 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된 말로 금방 '뽀롱'이 나는 것이다. 그런 특성이 오히려 진정 ..
2022.05.24 -
어른이 먼저 읽는 어린이 클래식 5/23
어른이 먼저 읽는 어린이 클래식 클래식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클래식은 인류의 지혜와 따뜻한 마음을 품고 있으니까요. 클래식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요? 사람 사귀듯 하면 됩니다. 이름을 알고, 목소리를 알고, 넓어지고, 깊어지며 시간을 보내는 거지요. ... 3분 가량의 짧은 곡들에서 5분, 7분, 10분 점점 긴 곡을 들으며 시간을 버텨내는 집중력을 기르고, 다양한 악기를 구분해 가며 경청을 연습하고, 다양한 나라들의 개성 있는 음악을 통해 다양성에 대한 열린 마음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은 일상에 품위를, 외롭고 슬플 때 위안을, 사람의 아픔과 고통에 대한 연민과 공감의 힘을 공급해 주어 사람의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아 줄 것입니다. 본문 중.. 저자 나성인 #음악이있는집 #어른이..
2022.05.23 -
러스틱 커피 예술가곡 산책 5/23
역시 '음반'아닌 '연주'는 좋다. 관객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해도, 카메라맨이 수시로 앞을 지나쳐도, 아이들이 모여 앉아 소곤거리고 있어도, 솔직히 현장 라이브는 언제나 옳다. 어쿠스틱 그랜드가 와있는 것만으로 대략 용서가 된다. 마이크는 안 쓰면 아무래도 잘 들리지 않겠지...? 서양음악사에서, 가곡의 태동과 발전 과정, 비 로마권과 게르만의 음악적 개성 차이의 근원... 등 평소 짐작뿐이었던 나의 메모리가 오늘로써 정리가 되었다. 진행자 이지훈 님께 감사를 드림. 월요일 오후가 이렇게 빛이 난다. https://youtu.be/CiXlhLBSZQ8 #음악이있는집 #예술가곡산책 #경주외동러스틱커피
2022.05.23 -
하와이안 코나 5/23
입술에 닿는 순간 이미 느껴진다. 화와이안 코나. 그냥 편하다. 깊은 산속 큰 바위틈으로 졸졸 흘러 숟가락 같은 돌 홈에 가두어진 물을 엎드려 입을 갖다 대고 빨아 마셨던 어린 시절 뒷산 약수터 그 물 맛. 이 커피는 그런 맛이다. 조율 마술사 선생이 주신 원두. 덕신 카페 홍. 나의 대화 상대이기도 한... 오매불망 잔덜링의 브람스를 듣지 않을 수 없다. 이 빛나는 빛의 아침에... ** 잔덜링이 베를린 교향악단을 지휘한 연주는 산책 또는 운전 중 듣는다. 템포가 아주 느려서 장대한 서정성은 그저 그만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금 듣고 있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연주는 긴장감과 장대함의 절묘한 조화의 포인트를 찾은 템포다. 때문에 본격 몰입용 연주가 된다. 연주의 다양성을 나의 음악 정서에 맞게 활용. ..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