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아하는 것 -5/10

2021. 5. 14. 06:11내 이야기

"그냥 좋아하는 것"

촉촉한 아침입니다.
봄날의 아침이 좋은데 더 보태어 다소곳한 비까지 내리는 아침은 더욱 좋습니다.

제가 이런 아침을 유난히 좋아하게 된 과거를 생각해 보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것 같습니다.

중간에 싫어졌다가 다시 좋아지거나 한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좋으면 그냥 좋은 것이지 무슨 무슨 이유 때문이라거나 누구 때문이라는 핑곗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중간에 좋아하는 마음이 변할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에 음악도 아닌 아름다운 소리뿐이었을 어두운 시절에 음악을 감지한 유아는 그렇게 음악을 좋아할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으면 그냥 좋았던 것뿐이었지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좋아한 것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반세기가 지나는 길고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의 이탈도 없었습니다.

주변의 어떤 지인, 어떤 물욕, 어떤 오만, 어떤 편견, 어떤 열등감의 분출에도 음악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일 뿐이었으며, 여전히 나누고 공유하고 그러면서 행복을 추가하는 축복일 뿐이었습니다.

한 겨울의 매서운 바람에도, 한여름의 견디기 힘든 무더위에도, 가슴 찢는 삶의 고통에도, 사촌이 논을 사도, 친구의 배신에도 음악은 여전히 저의 중심에서 흔들릴 이유는 없었고, 나눔과 공유로부터 얻어지는 행복을 포기할 아무런 이유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나누고 공유하는 행위를 함이 있어서 굳이 음악 외적인 요소들을 끌어올 필요도 없었고 그런 생각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친구로부터 약속했던 음악회에 가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과, 제가 음악회에 갈 계획과는 하등의 연관관계가 없는 것이었죠.

음악은 제가 진심으로, 절실하게 좋아하기 때문이지 그 친구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공유하지 못할 그 친구에게 미안할 뿐.

#음악이있는집 #andiemu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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