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EX의 추억

2013. 10. 18. 21:15내 이야기

 

••••YONEX의 추억••••

배드민턴은 소심하고 나약했던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 은인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어릴적부터 음악에만 심취해 있었고 스포츠 류의 활동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내가 우연히 배드민턴의 마력에 사정없이 빠져들게 된다. 당시 황선애 선수와 박주봉 선수의 돌풍이 전세계 배드민턴계를 휘젓고 있을 즈음이었으니 1981년쯤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느날 운동하려고 아침 일찍 집 근처인 부산 용두산공원에 올라갔는데 거긴 신세계였다. 차가 다니지 않는 공원 아스팔트 길 위에 남여노소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양쪽으로 늘어서서 일제히 셔틀콕을 두들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광경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후 라켓을 준비하고 매일 아침 공원에 오르게 됨은 물론이다. 이후 제대로 실력을 쌓고 싶어 근처 남일초등학교 클럽에 들었고 그 초등학교 감독이랑 친하게 지내면서 선수들과 게임도 하고 훈련도 같이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후 울산 현대중공업에 입사하게 되어 회사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도 하며 매달도 수 없이 땄었다. 그 때 회사 배드민턴 서클을 조직하기도 했다. 아무튼 가장 기억 나는 일은 85~86년쯤 일까 부산동래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던 전국 마스터즈대회에서 우승한 일이다. 그 때 울산에서 온 무명의 팀이 국가대표 감독팀과의 결승전에서 예상을 깨고 당당히 우승했던 것이다. 대표팀 감독의 강렬하고 예리한 스메싱에 셔틀콕이 빛발치듯 내리 꽃히는데 그 셔틀콕을 끝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리턴해 넘기니 제아무리 날고 긴다는 대표팀 감독이라 해도 지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속이 되었다. 이런 치열한 난타전이 3세트(그 때는 15점 3세트 게임이었다) 까지 약 두 시간 반이 걸린 대 접전이었다. 게임 중후반에 파트너의 다리근육 마비가 일어나기 까지 했다. 그 때 상으로 받은 라꼬스떼 트레이닝복은 거의 30년 지난 지금도 아껴가며 잘 입고 있다. 이 배드민턴이라는 스포츠를 정식코스를 밟은적 없이 내 식 대로 무지막지하게 했었지만 다행인 것은 경기중에 한 번도 발목을 삐거나 쥐가 난 적이 없었고 단지 무릎 어깨 팔꿈치 통증이 좀 있을 정도였다. 준비체조와 충분한 워밍업, 운동 마친 후 마무리체조를 꾸준히 아주 고집스럽게 해온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3.9.17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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