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공인연비, 실연비와 차이 크다

소비자 체감연비가 공인연비에 미달하는 정도는 곧 제조사가 얼마나 과대포장했는가이다.

또한, 어느 회사가 정직하고 그렇지 않은가를 보여 주는 가늠자라 할 수 있다.

 

 

 

실연비, 쉐보레와 쌍용차가 상대적으로 차이 적어

 

소비자들은 자신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실제 연비가 자동차 제조사가 발표하는 공인연비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경제 운전을 할 경우에는 공인연비에 근접했으나, 시내 운전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차급별로도 차이가 있어 대형 승용차와 SUV가 우수하고, 연비에 민감한 소형에서는 낮았다.

회사별로는 쉐보레와 쌍용차가 우수했으며 가솔린 자동차 중에서는 쉐보레가, 디젤 자동차에서는 쌍용차가 공인연비에 가까웠다. 공인연비와 소비자의 체감 연비 간의 차이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장 심했다. 전체 승용차 중에서 쌍용차의 체어맨 H가 가장 좋았으며, 디젤 자동차에서는 르노삼성의 QM5가 우수했다.

↑ [조선닷컴]유종별 '시내 연비(%)'-'경제 연비(%)' Top 5 모델

↑ [조선닷컴]유종별 차급별 공인연비 대비 '시내 연비(%)'와 '경제 연비(%)' Best In Class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는 2002년부터 매년 7월에 '자동차 품질 및 고객만족'에 대한 대규모 기획조사를 실시해왔다. 이 조사에서 2년 내 새 자동차 구매고객 14,433명에게 시내 주행 시의 연비와 가장 경제적으로 주행했을 때의 연비를 물어 시내 연비와 경제 연비를 구했다. 측정은 각 모델의 평균을 공인연비로 나눈 후 100을 곱해 각각 공인연비 대비 '시내 연비(%)'와 '경제 연비(%)'로 나눴다. 공인연비는 제품 브랜드 별로 가장 응답자가 많은 모델 또는 트림을 사용했다. 또한, 응답자수가 30사례 이상인 모델만을 비교했으며, 그 수는 가솔린 34개, 디젤 16개였다.

조사결과 소형차일수록 공인연비 대비 체감 연비가 낮았고 큰 자동차일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시내주행 연비, 경제주행 연비 모두 같았다. 특히, 공인연비 대비 '시내 연비(%)' 보다는 '경제 연비(%)'가 월등히 좋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공인연비 대비 '시내 연비(%)'의 평균은 71%였으며, '경제 연비(%)'는 94%였다.

공인연비 대비 '시내 연비(%)'의 차급 평균을 보면 10개 차급(가솔린 7, 디젤 3) 중 대형 승용차(가솔린) 하나만 80%대를 넘었을 뿐 나머지 모두 이에 이르지 못했다. 경차(68%)와 준중형차(69%)는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공인연비 대비 '경제 연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대형 승용차가 110%로 가장 높았고, 경차는 83%로 가장 낮았다.

또한, '시내 연비(%)'와 '경제 연비(%)'를 볼 때 가장 탁월한 성적은 쌍용차 체어맨 H였다. 체어맨 H는 '시내 연비(%)'에서 유일한 90%대(91%), '경제 연비(%)'에서 120%대(120%)로 다른 모델들을 압도했다.

체어맨 H 이외에 '시내 연비(%)'와 '경제 연비(%)' 모두에서 경쟁 모델을 압도한 것은 디젤 SUV에서 QM5(르노삼성: 각각 86%, 117%), 준대형 승용차에서 알페온(쉐보레: 각각 83%, 119%), 토스카(쉐보레: 각각 85%, 116%), 경차에서 스파크(쉐보레: 각각 77%, 91%), 그리고 스포티에서 제네시스 쿠페(현대차: 각각 68%, 98%)였다. 회사별로는 쉐보레가 4개 차급에서 2관왕을 차지했으며 기아차는 하나도 없었다.

전반적으로 공인연비와 체감연비의 근접성 측면에서 '시내 연비(%)'와 '경제 연비(%)' 구분 없이 쉐보레가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공인연비 대비 '시내 연비(%)'는 10개 차급 중 4개, 공인연비 대비 '경제 연비(%)'는 10개 차급 중 5개에서 1위를 차지해 경쟁업체들을 압도했다. 그다음으로는 탁월한 성적을 보인 2관왕 체어맨 H와 대형 SUV 렉스턴이 '시내 연비(%)' 1위인 쌍용차다. 반면 판매 측면에서 거의 전 차급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양사가 경쟁한 스포티(제네시스 쿠페와 포르테 쿱)를 제외하면 전체 18개 모델 중 단 4개(현대차 3, 기아차 1)에서만 경쟁사를 앞섰을 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부진은 유종별 '시내 연비(%)'-'경제 연비(%)' Top 5 모델을 보면 분명해진다. Top 5를 가솔린과 디젤, 시내와 경제 연비 각각에서 구하면 총 20개 모델이다. 쉐보레와 쌍용차는 각각 6개 모델을 올렸으며, 르노삼성은 4개를 진입시켰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개 모델만 포함됐을 뿐이다. 경쟁사들과는 달리 풀라인업을 갖춘 양대산맥으로서는 초라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본 조사결과는 국산차들의 공인연비가 소비자들의 체감연비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차급 별로 볼 때 경제주행에서조차 준대형과 대형차를 제외한 모든 차급에서 공인연비를 실현하지 못했으며, 시내주행에서는 경차와 소형차에서는 공인연비에 30% 이상, 가장 나은 대형차에서조차 20% 정도 미달되는 결과를 보였다.

소비자 체감연비가 공인연비에 미달하는 정도는 곧 제조사가 얼마나 과대포장했는가이다. 또한, 어느 회사가 정직하고 그렇지 않은가를 보여 주는 가늠자라 할 수 있다. 연비는 앞으로 적어도 10년간 내수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체감연비다. 이제 소비자들은 체감연비를 보고 어느 모델이 효율적이고 어느 회사가 정직한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조선닷컴 카리뷰 성열휘 PD]

출처/원문 보기 : http://media.daum.net/economic/view.html?cateid=1074&newsid=20111130132213999&p=cho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