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20km/L 초반의 연비를 기록하지만 TDI 엔진을 얹은 폭스바겐 차들은 비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지 않고도 20km/L의 연비를 가볍게 넘기거나 20km/L 언저리에 이르는 차들이 많다. 효율 좋은 엔진과 어우러진 듀얼 클러치 변속기 DSG는 좋은 연비는 물론 짜릿한 운전재미까지 선사한다. 그리고 아이들 스톱과 에너지 회생 등의 기능을 더한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는 내연기관 최고 수준의 효율과 친환경성을 자랑한다. 오늘날 폭스바겐의 대표 기술이자 제타에도 적용된 VW의 첨단 기술을 살펴보자.
1 최고의 디젤, TDI
2005년 9월 TDI 엔진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폭스바겐 코리아는 현재 수입 디젤차시장의 44.5%를 차지하고 있다(2010년 기준). 이쯤 되면 ‘디젤=TDI’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 TDI(Turbo Direct Injection), 즉 터보 직분사를 뜻하는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은 골프부터 파사트, 페이톤, 티구안, 투아렉 등 거의 모든 라인업에 적용되어 고성능과 고효율 그리고 친환경성을 인정받으며 국내 디젤 승용차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TDI 엔진은 가솔린 엔진이 따라올 수 없는 높은 토크와 좋은 효율로 인해 연비가 뛰어나면서도 배기량을 넘어서는 고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면서도 정숙성이 우수해 경제성을 중시하는 오너들에게는 물론 고성능과 다이내믹을 원하는 소비층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제타 1.6 TDI의 경우 최고출력은 105마력이지만 최대토크가 25.5kg·m에 이르고 이것도 1,500~2,500 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나온다. 가솔린 엔진으로 이 정도 토크를 내려면 최소 2.4L 이상의 배기량이어야 한다. 2.0 TDI는 140마력의 최고출력과 35.7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이는 3.5L의 가솔린 엔진이 엔진회전수를 쥐어짜야 나올 최대토크를 2.0 TDI는 불과 1,750rpm부터 뿜어내는 것이 다. 이 때문에 TDI는 주행이 여유로울 뿐 아니라 가솔린차는 물론 웬만한 하이브리드보다도 실 주행 연비에서 앞선다.
2 최고의 변속기, DSG
폭스바겐이 개발한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DSG(Direct Shift Gearbox)는 일상주행에서는 일반 AT와 다름없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스포츠주행에서는 수동보다 빠른 변속이 가능한 재주꾼이다. 기어 변속을 단 0.04초 만에 끝내며 킥다운 때 단수를 건너뛰는 스킵과 +/-의 수동 모드를 지원하는 등 일반 AT의 편리함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토크 컨버터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로는 상상할 수 없는 신속함과 직접적인 동력전달로 고효율을 달성했다.
가장 흔한 유압식 토크 컨버터를 사용하는 자동변속기는 변속이 부드러운 대신 유압의 저항으로 인해 직접적인 동력전달이 어려워 효율과 연비가 떨어진다. 또한 토크 컨버터의 슬립을 감안해 기어비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최고의 효율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DSG는 직접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기어비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과 주행성에서 한층 유리하다. 이 같은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에서는 일반 AT와 조금 다른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DSG는 저속에서의 클리핑까지 재현해 이질감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제타 2.0 TDI는 6단 DSG를, 1.6 TDI는 7단 DSG를 갖추고 있는데 특히 7단 DSG는 6단 DSG보다 고단임에도 6단 DSG에 사용 중인 습식 클러치(Wet Cluch) 대신 건식 클러치(Dry Clutch)를 사용해 변속기 무게를 약 24kg 줄이면서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
3 최고의 효율, BlueMotionTechnologies
폭스바겐 블루모션 테크놀로지(BlueMotionTechnol ogies)는 환경보호와 에너지절약을 위한 폭스바겐의 다양한 기술과 브랜드를 하나로 아우르는 개념이다.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는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현저히 줄이는 폭스바겐의 모델들을 비롯해 이를 위한 기반 기술과 혁신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블루모션 테크놀로지에는 직분사 디젤(TDI)과 직분사 가솔린(TSI) 엔진 그리고 듀얼 클러치 변속기인 DSG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에코퓨얼(Ecofuel), 바이퓨얼(Bifuel), 멀티퓨얼(Multifuel), 하이브리드와 전기 엔진, 질소산화물(NOx) 배출 처리 기술, 에너지 회생 시스템, 스타트-스톱 시스템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를 완성한다.
블루모션 테크놀로지 기술이 적용된 모델들은 특성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각 모델 중 가장 효율이 뛰어난 모델에 붙는 블루모션과 배기가스내 불순물을 획기적으로 줄인 블루 TDI, 친환경 천연압축가스 기술을 적용한 TSI 에코퓨얼이 그것이다. 이러한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는 유럽 소비자들의 1/3이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친환경, 고효율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폭스바겐은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 130g 이하인 모델이 75개, 120g 이하인 모델이 40개, 100g 이하인 모델이 5개에 이르는 등 친환경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폭스바겐 블루모션은 2006년 폴로 블루모션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는데, 4L의 연료로 100km를 주행(연비 25km/L)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 후 블루모션은 발전을 거듭해 지난해 4월 파사트, 골프, 폴로 등의 블루모션 모델들이 ‘2010 월드 그린카’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지난 1월 골프 1.6 TDI 블루모션 테크놀로지(연비 21.9km/L)를 시작으로 3월 CC 2.0 TDI 블루모션 테크놀로지(연비 17.1km/L)를, 5월에는 제타 1.6 TDI 블루모션 테크놀로지 (연비 22.2km/l)를 선보였다.
최고의 가솔린, TSI
제타에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터보 혹은 트윈 차저(터보+수퍼차저)를 더해 효율을 높인 TSI 엔진 역시 블루모션 테크놀로지의 기본이 되는 기술이다. TSI 엔진은 1.2, 1.4, 1.8 그리고 2.0L의 배기량에 104마력부터 270마력까지 출력이 다양하며 폴로, 골프, 티구안, 시로코, 파사트 등 여러 모델에 얹히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TSI 엔진은 2.0 TSI(직분사 가솔린 터보)와 1.4 TSI 트윈 차저(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터보+수퍼차저를 더한 것) 두 가지로, 2.0 TSI는 골프와 CC의 고성능 모델에 얹고 있고 1.4 TSI는 지난 2월 9일 골프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골프 1.4 TSI는 1.4L 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터보와 수퍼차저를 함께 달아 최고출력이 160마력/5800rpm, 최대토크가 24.5kg·m/1,500~4,500rpm로 가솔린 2.5L에 가까운 힘을 낸다. 0→시속 100km 가속 8.0초, 최고시속 220km의 고성능을 내면서도 공인연비는 14.6km/L에 달해 성능과 효율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