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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이 최초 좌초가 있었다는 사진의 진위에 대해 군은 직접 작성한 것도 아니고, 사실무근의 자료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시 해군이 직접 천안함 유가족들에게 최초 좌초에 대해 설명했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KBS는 지난 5일 밤 방송된 <추적 60분>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에서 사고 다음날(3월27일) 상황이 담긴 한 장의 사진에 대해 "실종자 가족이 가지고 있었다는 이 사진에는 최초 자초라는 대목이 보인다"며 이 사진을 근거로 좌초설을 주장하고 있는 신상철 민군합동조사단 야당추천 민간위원과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신 위원은 사고지역에서 해군 장교로 근무했고, 전역후에도 선박회사에서 일했던 해양선박 전문가다.
신 위원은 당시 '최초좌초'라고 표기된 해도가 촬영된 사진에 대해 "2함대 사령부에서 희생자 가족들에게 설명한 명백한 증거자료"라며 "상황도를 펼쳐놓고 최초 좌초가 있었다는 것을 명기하고 또 사실 최초 좌초가 있었다고 본부에도 보고를 했고, 해경에도 통보를 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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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밤 방송된 KBS <추적 60분>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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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 "천안함 유가족 대표 '해군이 최초좌초 지점 직접 설명'"
이에 대해 <추적 60분> 제작진이 해군측에 사실여부를 확인한 결과 해군측은 최초 좌초표기를 한 것은 해군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육성을 통해 "해군에서 구조 탐색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그림이 있었는데 그 해도를 당시 (해군 부사관 출신의) 실종자 가족 한 분께서 뺏으셔서 자신이 판단했을 때 아마 '이렇게 됐을 것이다' 하고 쓴 것"이라며 "누구에게 듣고 최초 좌초지역 표시를 했다는데 그런 말을 했다는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한 바 없다'고 한다"고 밝혀 '최초 좌초'가 표기된 해도의 신빙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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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밤 방송된 KBS <추적 60분>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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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가족 대표는 해군측이 이 상황도를 보고 설명해줬다고 방송에서 밝혔다. 박형준 천안함 유가족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해군 쪽에서 최초에 저희 가족들한테 설명을 해주실 때도 이런 해도를 가지고 설명을 해주셨고 이 위치에서 사고가 났고 함수의 위치는 이 만큼 떨어져서 이쯤(최초 좌초지점으로부터 남서쪽)에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작진이 '최초 좌초지점에 대한 얘기는 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박 대표는 "그렇다"고 분명히 답했다.
국방부·조사단 "군이 작성한 것 아니다…이미 철회했던 사안"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미 사실이 아니라고 그 다음날 다 철회했다"며 "이미 다 정리된 것을 왜 자꾸 다시 끄집어내는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최초 좌초'의 존재여부는 여전히 명쾌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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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밤 방송된 KBS <추적 60분>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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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KBS <추적 60분> 제작진은 해난구조 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좌초 가능성을 소개했다.
제작진은 이 대표의 말을 근거로 "암초에 부딪혀 파손이 시작됐고, 그곳에서 벗어나려다 결국 침몰했다는 것으로, 폭발이라면 큰 손상이 생겨야 할 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려 물이 샌다는 것은 좌초하면서 구멍이 뚫렸다는 증거이며 함미 바닥에 선명한 스크레치는 좌초후 이동을 시도할 때 생긴 흔적이라는 주장"이라고 방송했다.
제작진은 "폭발이라면 두 개의 스크루 모두 큰 충격을 받겠지만 좌초후 이동을 시도하면서 해저와 접촉한 스크루만이 휘어졌다는 주장"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육성을 통해 "좌초된 뒤 좌초 지점에서 엔진을 써서 이초(좌초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했을 것이고, 생각보다 침수가 빨리 이뤄져 절단되고 침몰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지난 2007년 인천 앞바다에서 좌초후 침몰한 진잉호의 모습도 공개됐다. KBS는 "선체 곳곳에 좌초시 충격으로 인한 파손이 발견된다"며 "진잉호는 좌초된 후 31시간 만에 두 동강 나 침몰했는데, 천안함은 좌초후 이동을 시도했기 때문에 진잉호의 경우보다 훨씬 빨리 침몰했다는 주장"이라고 소개했다.
3년 전 좌초 침몰한 진잉호 모습도 공개
김태영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와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의 상태로 볼 때 좌초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버블제트 가능성을 제기하는 군과 조사단 등이 가장 유력하게 제시하는 근거인 지진파의 존재에 대해서도 <추적 60분> 제작진은 이견을 소개했다.
제작진은 "취재진 중 만난 전문가는 지진파만을 분석하면 버블제트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진다고 주장한다"며 "버블제트가 발생시킨 소리의 파형과 백령도에서 관측된 소리의 파형이 다르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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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밤 방송된 KBS <추적 60분>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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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소리공학연구소장은 <추적 60분>과 인터뷰에서 "버블제트형 기포 폭발 의해서 일어나는 폭발은 폭발이 일어나고 그 다음에 함체가 두동강이 나는 소리 간격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며 "치자마자 자기 공명주파수가 나와버렸다. 이렇게 부딪히자 마자 공명 주파수가 얻어진다는 것은 직격탄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진파만을 놓고 봤을 때 직격어뢰라면 오히려 버블제트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배명진 소리공학연구소장 "버블제트 파형과 백령도 지진파파형과 달라"
한편, 제작진은 군과 조사단의 조사과정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가 군의 비밀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BS는 신상철 위원의 말을 빌어 "합조단의 위원 전문가 상당수는 폭발 전문가로 알려져 침몰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신 위원은 "전체적인 원인, 진상을 규명해내는 조사라기 보다 결과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어떤 폭발인가'를 알아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그런 구성이라면 전체적인 진상 조사를 하는데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천안함 내 CCTV 제보자와의 인터뷰 내용도 소개됐다. 이 제보자는 "구타 근절을 위해 지난해 카메라(CCTV)를 설치했다"며 "생활하는 도중의 움직임이 그대로 나타난다. 카메라는 거짓말하는게 아니니까 물이 들어오면 CCTV가 작동을 멈출테고, 물이 차도 복구가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출처/원문 보기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