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페라단의'라 트라비아타'

2008. 11. 9. 19:09연주회

비올레타 : 소프라노 김 은 주 

알프레도 : 테너 최 성 수

제르몽 : 바리톤 노 희 섭

지휘 : 최 선 용

인씨엠필하모닉오케스트라

2008년 11월 8일(토요일)오후 3시

울산 현대예술관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김은주의 발성은 매우 좋았다.

극중 옥의 티라 할 수 있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의 실력은 사소한 문제점 정도는 자연 무시될 정도였다. 

 

알프레도 역의 테너 최성수가 빛이 났다.

나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는 모른다.

그 동안 레코드를 통한 감상에만 열중해 왔기에 그렇다.

솔직히 말하자면 국내 연주가들을 조금은 도외시 하는 내 자신의 음악관에 문제점이다.

물론 정명훈이나 정경화 등등의 경우는 그렇지 않지만...

아무튼 이 날 이후로 최성수란 테너를 좀 더 신경 써 눈여겨보게 될 것 같다.

막이 내린 후 캐스트 인사 때 가장 박수를 많이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인씨엠필...?

이 단체 역시 나는 모른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90년대 이후에 국내 고전음악계의 밑그림이란 게 나에게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나에게는 부끄러운 고백이다.

하지만 조금은 위안(?)이 되는 점은 인씨엠필의 연주가 너무 거칠고 앙상블의 정교함에서 그리  높은 완성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습 탓 일 수 도 있겠지만....

 

무대 연출도 '원가절감' 분위기가 느껴진다.

딸과 아내와 모처럼, 아니 오페라 전곡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딸과 아내는 저 유명한 오페라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리 열렬한 애호가는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따분할 수 있을 거라는 각오 아닌 각오를 감수할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심 기대했었다.

오페라라는 음악의 강점인 무대와 의상의 화려함이 청중을 극과 음악으로 몰입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데 화려했던 의상과는 달리 무대 세트는 그리 화려하지 못했다.

절약이 최선이 아닐 수 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은 있다.

딸이 디자인을 전공한다고 집 분위기가 그 쪽으로 많이 치우쳐있는 이 때 화려한 의상들이 등장해 많은 관심거리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것 정도.

 

극중 집시와 투우사들의 춤과 음악은 관객들에게 유니크한 즐거움을 주었다.

무슨 무용단인가 모니터에 소개되던데 실력도 좋았다.

 

'라 트라비아타' 전체적인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라고 말하고 싶다.

간간히 호흡이 맞지 않는 배역들과 오케스트레이션과 날카롭고 세련되지 못한 오케스트라의 음색 따위는 있었다. 

하지만 호흡 문제는 저명한 코벤트가든에서도 없지는 않은 법.

 

공연을 마치고 로비에 나오니 평소 절친한 동호인 한 분이 로비 모니터를 통해 감상 하고는 어제보다 오늘 공연 이 더 좋았던 것 같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