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8. 08:00ㆍ목공
대역사가 시작되다!
집을 잃고 방바닥에 쌓여 있는 LP가 2500장.
그리고 책들...
원래 쓰던 장들은 그 흔한 MDF로 만들어진데다 마감 색상이 너무 어두워 고민거리였다.
저걸 그낭 옮겨와 쓰느냐, 아니면 힘들더리도 이 집 원목 분위기에 맞춰봐?
며칠을 고민한 끝에 마침내 결행키로했다.
비오는 금요일, 황사장에게 시내 서영하우징이란 곳을 듣고 자재는 거기서 해결하기로 했다.
애초 생각했던 김해 건우하우징 보다 단가가 약간 비싸긴 했지만 여러모로 편리한 선택이 될 것 같기도 하도...
구입할 나무는 브라질산 미송 집성판 18mm x 915 x 2300 x 6장이다.
가격은 한 장에 39,000원 해서 모두 234,000원.
운반할 차는 황사장에게 부탁해둔 포터를 어렵사리 활용했다.
운반할 시간에 비가온데다 이미 포터에는 짐이 한가득 실려있었고, 도와줄 사람이 없이 혼자 내리느라 비를 좀 맟혔다.
짐을 들여놓은 뒤 바로 에어콘과 선풍기 두 대를 3시간 동안 가동시켜 말리긴 했지만 좀 찜찜하다.
작업 첫째날, 무엇 보다도 관건이 길이가 2300mm나 되는 판재를 어떻게 길이방향으로 곧게 자르느냐다.
고민 끝에 콩깍지로 콩을 까기로 했다.
판재를 이용하기로 한 것.
가장자리의 직선도를 1.5m 철자로 가늠해보니 그런데로 괜찮은 것 같았기에...
다행히 잘라보니 그런데로 쓸만하다.
결과는 90점 정도, 길이방향으로 잘라진 재료들...
그 다음은 가로 방향으로 수없이 많이 잘라대야 할 차례.
LP용으로 72개, 책장용으로 24개 해서 모두 96개이다.
이 힘든 작업을 전용지그를 만들어 자동 생산하듯 해결해 보기로 했다.
지그에 자재를 장착하고...
나온 결과물, 양이 엄청나다.
다음 작업은 핑거조인트를 위한 라우터 작업.
LEIGH SUPER JIG 18과 마끼다 라우터가 준비되고.
라우터 커팅 비트는 일자비트인데 스파이럴 비트를 쓰면 커팅 모서리 부분이 뜯겨 나가는 것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만만한 책장 부터 한 개를 가조립 해본다.
그리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문제는 라우터 가공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더라는...
책장 네 개를 가공하는데 거의 4시간 !
아무래도 과욕을 부린 건 아닐까?
이 폭염주의보 속에.....
엄청난 작업량을 통해 탄생한 생산품들.
꼬박 하루 반을 라우터 작업했다. 톱밥이 지그만치 쌀 한가마니가 되드만 ^^
일단 아무렇게라도 진열하고 보자.
그 동안 너무 힘들었잖아!
만사가 귀찮거든....
클램프를 수 없이 조이고 풀기를 반복하다 보니 손바닥에 물집 두 곳이 잡혔고, 손가락 관절이 뻑뻑해졌기 때문에 스트래칭 부지런히 하고있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
1. 재단 치수가 정확해야한다.부재의 직각도, 폭, 길이, 핑거조인트 홈 깊이 까지 전 수량의 치수 일치가 중요하다.
같은 크기의 상자를 여러개 제작후 이 상자를 조합해 진열할 경우 특히나 치수 일치가 중요한건 당연지사!
정확한 재단을 하기 위해서는 지그를 만들 때 지그를 구성하는 각 부재를 나사못 따위로 확실하게 고정해야한다.
그러지 않고 클램프 따위로 고정할 경우 원형톱 등을 사용하면 진동 때문에 지그의 부재들이 미세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긴 길이를 정확이 절단하기 위해서는 테이블톱이나 전용 절단가이드(조기대)를 사용해야한다.
2. 핑거조인트 라우터 작업시 파내는 홈의 치수를 가이드부시로 알맞게 조정했다하더라도 중간중간 조립해보면서 약간씩 추가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처음 조정한 대로 장시간 작업하다 보면 치수가 조금씩 변하기도 하고, 작업자의 피로도에 따라 미세한 가공 정밀도 변화로 조립시 힘이 많이 들 경우가 생긴다.
3. 핑거조인트 핀이 서로 맞물려 조립된 후 약간씩 튀어나온 것을 샌더로 갈아낼 수는 있으나 그 경우도 0.2~0.3mm이하 정도라야 가능할 것 같다.
4. 재료의 두께를 15mm정도라도 충분할 것 같다.
생각 대로 & 생각 이상 잘 된 것;
1. 금속 못을 전혀 사용하지않고 핑거조인트와 본드 만으로 아주 튼튼하게 완성할 수 있었다.
특히, 뒷판 부착은 루바를 본드로 부착해서 슬림하고 아름다운 나뭇결을 살려 낼 수 있었고, 작업 속도도 빨라질 수 있었다.
2. 커팅플랜을 잘 활용해서 재료의 손실이 거의 없었다.
잔재가 손가락 만한 토막도 없었으니 완벽하게 재료를 활용한 셈이다.
3. LP량에 비해 랙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리해보니 거의 완벽할 정도로 적당했다.
4. 마감을 식용유 몇 방울로 닦아주니 나뭇결이 본디 모습 그대로 살고 일도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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