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천국 6/30

2022. 7. 2. 11:52우리글

외래어 천국

방금 어느 도예 작가들의 전시 행사를 홍보하는 인스타 사진을 봤다.

그 간판에는 눈 나쁜 내가 볼 때 영문 이름밖에 보이지 않았다.

돋보기를 쓰고 자세히 살펴본 후에야 구석에 박혀있는 깨알 같은 한글을 발견했다.

굳이 이렇게 이름을 영문으로 써야 했을까?

난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웬만한 사람은 작가 이름을 제대로 읽기도 힘이 들 것 같다.

자국어를 도외시 하면서 외국어를 남발하는 이상한 문화는 우리 만의 현상이라고 본다.

매일 같이 생겨나는 카페, 거의 예외 없이 알 수 없는 외래어가 붙는다.

이젠 외래어라야 멋있는 줄 아는 그 천박함에 질릴 지경이다.

우리 말고 세계적인 시각으로 한 번 보라.

영어권 식민지로 자기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한 몇 나라 빼고는 우리 같이 자국어를 도외시하는 곳은 없다.

이웃 일본은 어떤가?

서양 문물에 환장을 하고, 유럽 것이면 흠모하는 일본이지만 그들의 연주회 포스터나 잡지를 봐라.

대부분 일본어는 큼지막하게, 영어는 깨알 만하게 표시한다.

자기 정체성이 없다는 것은 내면도 비어있다는 의미가 된다.

나는 사진의 전시회에 갈 생각이 사라졌다.

저런 작가들의 작품에서 내면적 깊이를 발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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