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슈 바샤리 11/12

2021. 11. 19. 00:04연주가

초겨울 시골 마을
타마슈 바샤리와 드립백 커피

Tamas Vasary, pianist

그가 연주한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고 우아한 쇼팽 녹턴은 음반이 닳도록 들어도, 마치 처음 턴테이블에 음반을 올려놓을 때처럼 새로운 설렘을 주곤 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박제성은 “바샤리의 왼손 연주는 매 순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정도로 독창적이며, 오른손의 자태는 저 높은 이상으로 향한 이카루스의 날개를 연상시킬 만큼 귀족적”이라고 평했었다.

어제 카페 아레테 사장께서 선물로 준 드립백 커피, 콜롬비아 후일라 수프리모라고 인쇄되어 있다.

설명 대로 88도 뜸 들이기 30초에 천천히 동그라미 그리기 세 번...

예전에도 드립백은 종종 선물로 받아 마셔봤지만 이번에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기운이 느껴져서 정성을 쏟았다.

....

선물 받은 롤 케이크 두 조각과 드립백 커피, 이 맛이 나를 바샤리의 녹턴을 부른 것 맞다. 틀림 없이...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이 맛, 그동안 드립백에 대한 무시에 가까운 나의 속내를 꾸짖기라도 하는 듯 하다.

바샤리의 쇼팽으로 속죄를 해야 마음이 풀릴 것 같은 이 기분, 커피향과 6번 g단조...

아름다운 하루가 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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