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의 슈베르트 사이클에 젖어들다!

2014. 6. 23. 10:28연주회

 

 

백건우의 슈베르트 사이클에 젖어들다!

'건반위의 구도자'

역시 그는 구도자였다.

낭만파 음악의 정수라 할 슈베르트를 백건우 라이브로는 처음이었다. 감동했다. 태생이 지극히 서정적인 슈베르트 음악이 지극히 서정적인 연주가로 부터 다시 태어났다. 끊임없이 노래한다. 템포-루바토의 자연스러움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도 있구나! 정확하고 예리하고 스피디한 쪽으로 흘러가는 현대 피아니즘의 조류를 거스르는 또하나의 거대한 흐름! 템포는 느리고 피아니시모는 하늘거리며 포르티시모는 둔중한... 내 심장이 마구 뛰는 연주다. 소곡과 '음악의 순간' 즉흥곡 등 열곡을 쉼 없이 연주하는 스타일도 마음에 들었다. 중간에 음악적 흐름이 끊어지는 박수소리도 없을 뿐 더러 덕분에 아주 정숙한 연주가 된 것은 뜻밖의 횡재였다. 다만, 부스럭거리는 소음을 생산하는 A4 해설지는 옥에 티라 할까... 아무튼 토요일 밤이 행복했다. 이 시간을 갖게 해준 동호인님께 감사를 드린다.

 

6/21 현대예술관 백건우 리사이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