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3 시리즈에 열광할 수 없는 이유

2012. 4. 12. 07:51자동차

[오마이뷰] '독일차의 전설' BMW 뉴3시리즈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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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시리즈는 1975년이후 37년동안 무려 세계적으로 1200만대가 판매된 차다. 올해 6번째 새로운 3시리즈가 나왔고, 예상대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 김종철
BMW뉴3시리즈

"이 차는 확실히 훌륭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거의 무결점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카(AUTO CAR)>의 맷 샌더스과 닉 캐이킷 기자가 내린 결론이다. 이들이 말한 '이 차'는 독일차 비엠더블유(BMW) 뉴3시리즈다. 이 평가대로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된다. <오토카>의 로드테스트는 꼼꼼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실제 이들이 내놓은 각종 테스트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자세한 평가는 <오토카코리아> 4월호에서도 볼 수 있다).

 

올해 새로 선보인 BMW 3시리즈는 6번째 변신이다. 1975년에 처음 선보인 후 벌써 37살이나 됐다. 그 사이 전세계적으로 1200만 대나 팔려나갔다. 이 정도면 시장의 검증은 끝난 상태다. 맷 샌더스 기자는 "BMW는 이 차를 더 이상 발전시키기 어려운 위치에 이르렀다"고 했다. 미국계 자동차 잡지 <모터트랜드> 역시 최근호에서 "역사가 증명한 단 하나의 스포츠 세단"이라고 치켜세울 정도였다.

 

더 이상 발전시키기 어렵다던 바로 '그 차'의 또 다른 변신

 

  
BMW 뉴 3시리즈는 차체를 키웠다. 언뜻보면 5시리즈로 보일 정도다. 크기는 커졌지만, 무게는 이전보다 가벼워졌다. 알루미늄 등 가벼운 소재를 썼지만, 강도는 높아졌다. 차체 안전성과 역동성을 고려한 것이다.
ⓒ 김종철
BMW뉴3시리즈

작년 말 뉴3시리즈가 출시되자, 해외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공식 판매를 시작한 후, 사실상 수입차 시장을 '올킬(싹쓸이)' 하고 있다. 출시 후 한 달여 만에 2000대가 판매될 정도다. 또 이 차를 받기 위해 대기 고객만 1500명에 달한다고 한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2월에 "올해 5000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관련기사 : <값 낮추고, 성능 올리고...독일차 공습은 계속?>). 이대로라면, 판매 목표를 크게 초과하여 달성할 수도 있다.

 

무엇이 그들을 열광하게 할까. BMW 3시리즈의 강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뛰어난 성능과 연료 효율, 차별화된 주행능력과 디자인, 가격 경쟁력 등이다. 물론 2.0리터급 자동차에서 5000만 원 안팎의 차 값은, 국산차에 비교하면 결코 싼 값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수 년 동안 국산차 값이 꾸준히 오르는데도, BMW 등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내렸다. 그만큼 간격은 줄고, 소비자들의 호응도 커졌다.

 

지난 17일 뉴3시리즈를 다시 타봤다. 꼼꼼히 따져보고 싶었다. 기자가 탄 모델은 럭셔리 모델이다. 차 값은 5650만 원이다. 물론 가장 값이 싼 모델은 4500만 원(320d ED)이다. 차 정면에서 바라봤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과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왔다. '키드니 그릴'은 전보다 넓어지고, 납작해졌다. 럭셔리 모델엔 11개의 크롬 바(bar) 그릴이 있다. 스포츠 모델은 8개의 그릴이다.

 

또 전보다 차 폭이 커졌고, 길어졌다. 언뜻 보면 '3시리즈가 맞나' 할 정도다. 전체적으로 차는 커졌지만, 무게는 줄었다. 차체 구조에 알루미늄 등 강하면서도, 가벼운 소재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이는 운전자 등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회사 스스로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차'라고 꼽을 정도다.

 

'전설'이라 불리는 BMW 뉴3시리즈를 직접 몰아보니...

 

  
BMW뉴3시리즈의 경우 3가지 종류가 들여왔다. 모던, 스포츠, 럭셔리 에디션이다. 사진은 럭셔리에디션의 내부로, 가죽시트 등 마감재가 훨씬 고급스럽다. 그리고 운전석쪽으로 중앙계기판 등이 7도 기울어져 있고, 각종 계기판이나 버튼 등이 운전하기 편하게 돼 있다.
ⓒ 김종철
BMW뉴3시리즈

실내 분위기는 훨씬 고급스러웠다. 운전석 시트는 스포츠 세단에 걸맞게 기자의 몸을 적절히 잡아줬다. 운전대 옆 중앙계기판 등은 운전자 쪽으로 7도 기울어져 있다. 버튼 하나하나가 운전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놓여져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형 화면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다. 다양한 그래픽과 각종 정보가 볼 만했다.

 

하지만 조그셔틀을 이용한 네비게이션 조작은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또 큰 화면에 나타나는 지도는 전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뭔가 아쉬운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DMB 방송 화면도 생각보다 선명하지 못했다.

 

주행성능은 흠잡을 데 없었다. BMW의 강점인 엔진의 힘과 효율이다. 서울 시내를 나와 자유로를 따라 경기도 파주 인근까지 달렸다. 일부 구간에선 최고속도로 달렸다. 오른쪽 변속 레버를 자동에서 수동으로 옮겨 놓자, 가속페달의 발끝은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고속으로 내달려도 차체의 흔들림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BMW의 강점인 엔진을 받쳐주는 자동변속기. 이번 뉴3시리즈에는 처음으로 8단 자동변속기가 실렸다. 또 오토스타트스톱 기능도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이 기능은 주행중에 신호에 대기할때 자동으로 엔진이 꺼졌다가, 출발때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게 한다. 물론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다.
ⓒ 김종철
BMW뉴3시리즈

핸들링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원하는 방향만큼 정확히 움직여줬다. 서울 시내와 북악 스카이웨이의 고갯길에서의 움직임도 만족스러웠다. 마치 네 바퀴가 도로 지면을 움켜쥐고 그대로 돌아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는 직접 느껴보면 안다. 이 역시 엔진과 차량 중량의 정확한 배분 등의 기술 때문이다.

 

주행성능과 핸들링은 탁월... 평균 연비 17.8킬로미터, 소음은 불편

 

또 6세대 3시리즈의 장점은 연료 효율성이 크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기자가 탔던 320d의 경우 정부 공인 표준연비는 1리터당 22.1킬로미터로 돼 있다.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광화문에 이르는 왕복 50킬로미터 출퇴근길과 서울 시내 등을 평상시 운전습관대로 다녀봤다. 평균 연비는 리터당 17.1 킬로미터였다.

 

이어 자유로 등지에서 정속 주행을 했을 때는 20.2킬로미터(리터당)의 연비를 보였다. 기자가 탔던 250킬로미터의 최종 평균연비는 리터당 17.8킬로미터였다. 일부 구간에서는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급정지 등도 이뤄졌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좋은 편이다. 오히려 웬만한 하이브리드 차보다 낫다.

 

  
올해 국내에 들여온 BMW 뉴3시리즈는 디젤 모델이다. BMW 특유의 터보디젤엔진은 강력한 힘을 내면서도, 연료효율 역시 높다. 정부 공인연비로 1리터당 무려 22.1킬로미터다. 웬만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연비보다 더 좋다.
ⓒ 김종철
BMW뉴3시리즈

다만 개인적으로 유일한 불만은 소음과 약간의 진동이다. 디젤 엔진 특유의 기계음으로 치부하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연비 개선을 위해 들어간 오토스타트-스톱 기능 때 이를 쉽게 느낄수 있다. 오토 스타트-스톱기능은 주행 중 차가 교통신호 등에 걸려 잠시 멈춰섰을 때, 자동으로 엔진이 꺼졌다가 출발하면 켜지는 기능이다. BMW 정도의 기술이면 이 정도의 소음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물론 기자가 예민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제 정리하자. BMW의 새로운 3시리즈는 분명 '물건'이다. BMW 특유의 엔진과 주행성능, 안전성, 그리고 경제성까지. 이들은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얄미울 정도로 차를 잘 만든다. 세계 유수 자동차 전문가들 조차 3시리즈는 전설에 가깝다고 할 정도다. 그만큼 흠잡을 데가 없다는 이야기다. 소비자들이 열광할 만하다. 지금 모습대로라면 BMW의 독주는 계속될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역사가 보여줬듯, 독주와 쏠림에는 반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마냥 열광 분위기에만 취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BMW 3시리즈는 BMW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모델이다. 회사 스스로 3시리즈가 BMW를 대변한다고 할 정도다. 이번 뉴 3시리즈 역시 특유의 주행 안전성이나 승차감 등은 여전했다. 다만 디젤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어쩔수 없었다.
ⓒ 김종철
BMW뉴3시리즈
ⓒ 2012 OhmyNews

출처/원문 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24181&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