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1. 07:46ㆍ역사
이근직 교수 유저 발간.."김유신묘는 경덕왕릉"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현재의 김유신묘는 제35대 경덕왕릉이며, 서악고분군 앞쪽 김인문묘야말로 실제의 김유신묘다."
"오릉(五陵)은 박혁거세 무덤이 아니라 실은 5세기 이후의 적석목곽분이며 제4대 탈해왕릉·제6대 지마왕릉·제8대 아달라왕릉은 통일신라시대 횡혈식석실분이고, 제13대 미추왕릉은 5세기 이후의 적석목곽분, 제17대 나물왕릉은 7세기 무렵 횡혈식석실분이며 이들은 왕릉이 아니다."
이런 파격적인 주장을 담은 신라왕릉 연구서가 출간됐다.
생전에 학술강연회 등을 통해 이런 주장을 펼쳤다가 신라왕성 후손 문중에서 호된 시달림을 받기도 한 고 이근직(1963-2011)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의 유저 '신라왕릉 연구'가 최근 도서출판 학연문화사에서 발간됐다.
저자는 신라시대 고총(高塚) 밀집지역 중 하나인 경주 금척리 출신으로 경주학과 신라학 연구에 투신하다가 지난해 6월17일 아침 경주대 앞 사거리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 유저는 영남대 박사학위논문 '신라 왕릉의 기원과 변천'을 단행본으로 출판하고자 고인이 생전에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편집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PC에 남긴 원고를 미망인 주진옥 씨와 그와 같은 연구실에서 공부한 동료가 찾아냄으로써 나오게 됐다.
고인과 동갑으로 누구보다 절친했던 문화재 전문사진작가 오세윤 씨는 "수정한 박사학위 논문을 비롯한 원고가 너무 잘 정리된 상태로 발견돼 우리가 놀랐다"면서 "그의 다른 글도 순차로 묶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라왕릉 연구'는 지금까지 학계가 최대 난제로 꼽으면서도 해결에 엄두를 내지 못한 신라 왕릉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표방한 역저로 꼽힌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신라왕릉을 기원부터 발전, 쇠퇴, 종말로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역대 신라의 왕릉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를 꿰맞추는 전무후무한 시도를 했다.
저자는 특히 역대 왕릉에 대한 문헌기록과 실제 무덤의 입지조건과 규모, 양식 변천과정을 함께 고려한 결과 담대한 주장들을 쏟아냈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신라왕릉이라는 이름이 붙은 신라 무덤 중에서 실제와 부합하는 것은 27대 선덕여왕릉, 29대 무열왕릉, 30대 문무왕릉, 33대 성덕왕릉, 38대 원성왕릉, 41대 헌덕왕릉, 42대 흥덕왕릉의 7기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는 모두 주인공을 잃어버렸거나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다.
예컨대 오릉을 비롯해 신라 상고기(上古期) 왕릉이라고 전승된 무덤은 7대 일성왕릉을 제외한 모두가 실제 왕릉과는 무관한 곳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중고기 왕릉 중에서도 23대 법흥왕릉, 24대 진흥왕릉, 25대 진지왕릉은 규모와 형식으로 보아 왕릉이 아니라 왕공귀족이 묻힌 곳이다. 그에 따르면 지금의 진평왕릉은 실제로는 신문왕릉이며, 지금의 28대 진덕왕릉은 실제로는 45대 신무왕릉이라고 한다.
더불어 저자는 무열왕릉 뒤쪽 서악동 고분군은 중고기 왕릉이라면서, 이곳 4호분이 법흥왕릉, 3호분은 법흥왕비 보도부인릉, 2호분은 진흥왕릉, 1호분은 진지왕릉으로 각각 보았다.
중대(中代) 왕릉 중에서 신문왕릉은 실제 32대 효소왕릉이며, 지금의 효소왕릉은 왕릉이 아닌 성덕왕릉에 딸린 무덤이고, 35대 경덕왕릉은 39대 소성왕릉이라고 한다.
또한 지금의 52대 효공왕릉은 실제는 문무왕비인 자의왕후릉이며, 황복사지 동편 폐릉은 효성왕비 혜명부인릉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김유신묘가 경덕왕릉이며 지금의 김인문묘가 김유신묘라는 주장은 이병도의 학설을 계승한 것이다.
하대(下代) 왕릉으로 지금의 경덕왕릉은 39대 소성왕릉이며, 제44대 민애왕릉은 40대 애장왕릉으로, 능지탑 석물은 제43대 희강왕릉에 속한 것으로 보았다. 구정동 방형분은 44대 민애왕릉이며, 지금의 진덕왕릉은 45대 신무왕릉, 그리고 제49대 헌강왕릉과 제50대 정강왕릉은 실제로는 제46대 문성왕릉과 제47대 헌안왕릉이라는 것이다.
또 제7대 일성왕릉은 실제 제52대 효공왕릉이며, 지금의 제45대 신무왕릉과 제46대 문성왕릉, 제47대 헌안왕릉, 53대 신덕왕릉, 54대 경명왕릉, 55대 경애왕릉은 왕릉이 아니라고 보았다.
저자의 대학원 스승인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책이 "지금까지 이루어진 신라사 및 신라고고학 연구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하던 신라 왕릉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라면서 "모든 상황을 신라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왕릉의 주인공들을 새롭게 비정했다"고 평가했다.
고인이 창립한 경주학연구원은 오는 26일 오전 11시 경주 현대호텔 에머랄드 홀에서 유저 발간 기념식을 한다. 576쪽 전면 원색, 5만원.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출처/원문 보기 : http://media.daum.net/culture/newsview?newsid=20120220185908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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