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5. 07:47ㆍ자동차
전국종합=연합뉴스) 봄 행락철을 맞아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과 대학가의 수련회, 기업체나 동호회의 야유회 등 나들이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말 수련회에 참가했던 창원의 대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굽은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도로 옆 계곡으로 추락해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전국 곳곳에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도로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경남 = 양산시 원동면 대리 1051호 지방도 6.9㎞ 구간은 잊을 만하면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죽음의 도로'로 꼽힌다.
편도 1차로인 이 도로는 경사가 16~18도로 심하고 굽은 각도가 30도에 이를 정도여서 15인승 이상 승합차와 높이 2.5m 이상 차량, 2t 이상의 화물차는 통행을 제한한다는 입간판이 도로 진입부에 세워져 있고 초소도 운영하고 있지만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이 도로를 내려오던 47인승 관광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50여m 아래 경사면으로 추락해 수련회를 다녀오던 대학생 3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사고 지점에서 30m 떨어진 맞은편 도로에서는 2008년 11월 회사 직원들을 태운 버스가 추락해 4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친 적도 있다.
두 사고 모두 굴곡과 경사도가 심해 운전에 상당한 주의가 요구되는 도로를 대형 버스가 내려오다 추락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양산시는 사고 뒤 통제초소를 두 곳으로 늘리고 가드레일 등 안전시설을 보강하겠다는 '사후 약방문'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원도 = 춘천시 신북읍~화천군 간동면을 잇는 국도 46호선 일명 '배후령' 구간은 차량 탑승자가 숨지는 사고가 잦아 '마의 고개'로 불린다.
고갯길인 이 구간은 내리막 경사와 굴곡이 심해 화물차 등이 제동장치 고장으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2010년에만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고 최근 3년간 50여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원주지방국토청은 2004년부터 배후령 구간을 국내 최장터널(5.1㎞)로 잇는 공사를 시작했지만 예산부족과 하도급 업체의 잦은 부도 등으로 공사 진척이 늦어지면서 교통사고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제군과 속초시를 잇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 역시 대형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지난해 10월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울산바위 전망대 인근 미시령 관통도로 내리막길에서 40명이 탄 관광버스가 제동장치 고장으로 도로 우측 긴급제동시설의 산비탈을 들이받는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긴급제동시설이 없었다면 가속도를 줄이지 못한 버스가 계곡으로 추락하거나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축대벽을 들이받아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상황이었다.
2007년 3월에는 울산바위 전망대 지점에서 버스에 들이받힌 승용차가 골짜기로 떨어져 3명이 숨졌다.
사고지점을 포함한 인제군 북면 용대리 미시령터널~~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요금소간 미시령관통도로(6.132㎞) 구간은 과속과 제동장치 이상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이 한때 제한속도 시속 60㎞를 적용해 구간단속에 나섰으나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여론 때문에 몇개월만에 중단했던 곳이다.
◇제주 = 급경사 내리막길이 있는 한라산 횡단도로인 1100도로에서 대형버스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2010년 1월 전지훈련을 온 중학교 축구단 버스가 건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치는 등 2007년 이후 대형버스 교통사고만 8건이 발생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각종 안전시설물이 설치됐지만 제주도 지리나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육지 운전자들이 대형버스를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높은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타 지역 =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배내고개는 굴곡구간이 많아 사고위험이 컸으나 울산시가 2003년~2010년까지 2차에 걸쳐 도로확장과 굴곡개량 사업을 벌여 위험도가 낮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성현리 송현고개와 충남 예산군 신양면 차동리 차동고개 역시 편도 1차선의 커브길이면서 미끄러워 사고위험 구간으로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가 날 때마다 보강하는 땜질식 방편으로는 도로의 구조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대체도로 개설이나 경사도를 낮추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한편 가드레일 보강, 충격완화 장치 증설 등의 단기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정훈 박주영 김지선 심규석 이재현 김근주 기자)
seaman@yna.co.kr
출처/원문 보기 :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view.html?cateid=1067&newsid=20110406063204541&p=yonh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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