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봄 맛] 꼬치가 메인인 '원조 충무김밥'… 다도해 반찬 삼아 '아~'

2011. 3. 24. 07:48축제&여행


통영 을 찾는 관광객에게 요즘 가장 인기 높은 코스가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이다. 2008년 4월 개장 이후 3년 만에 300만 명 넘게 케이블카를 타고 갔다. 미륵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한려수도 전망은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하지만 해발 461미터인 미륵산은 만만한 산이 아니다. 그런데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올라갈 수 있게 됐으니, 당연히 케이블카의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 [조선일보]

↑ [조선일보]

↑ [조선일보]

↑ [조선일보]

↑ [조선일보]통영 미륵산 정상 부근‘박경리 묘소 전망 쉼터’에서 싸들고 올라온‘꼬지김밥’포장을 풀었다. 맨밥을 만 김밥과 쫄깃 매콤한 갑오징어 꼬지가 썩 어울린다. / 유창우 영상미디어 기자 canyou@chosun.com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미륵산이야. 케이블카를 타기에 앞서 먹을거리를 준비하기로 했다. 통영에 왔으니 충무김밥이 도시락으로 맞춤할 듯했다. 서호시장 버스정거장 맞은편 '옛날충무꼬지김밥'(055-641-8266)으로 갔다. 충무김밥이라고 하면 맨밥을 만 김밥과 오징어무침, 깍두기를 쉬 떠올린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러 종류 반찬을 꼬치에 끼워 냈다. 기다란 대나무 꼬치 6개에 갑오징어, 오징어, 홍합, 어묵, 주꾸미 각각 종류별로 끼웠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고춧가루 양념을 발라 김밥과 함께 낸다. 1인분 4500원.

평일 오후 케이블카 매표소(055-649-3804~5)는 한산했다. 매표소 직원은 "주말에는 적어도 20분은 기다려야 탈 수 있다"고 했다. 3월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한다. 아래에서 올라가는 케이블카 탑승 마감은 오후 5시. 매달 둘째, 넷째 월요일 쉰다.

케이블카는 8인승 곤돌라형. 미륵산을 등지고 앉는 자리가 '명당'이다. 2~3분쯤 지나자 아름다운 통영항구 풍광이 점점 넓어진다. 10분쯤 지나 미륵산 8부 능선에 걸쳐진 상부 역사(驛舍)에 도착했다. 역사부터 미륵산 정상까지는 나무 데크가 깔려 있다. 관광안내서적에는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서 15분 정도면 정상에 도달한다"고 나와 있으나, 진짜 산책 수준으로 생각했다간 큰코다친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탓인지 다리 근육도 땅기고 숨도 가빴다.

당포해전 전망대와 박경리 묘소 전망 쉼터, 봉수대 쉼터, 한려수도 전망대를 지나자 미륵산 정상이 나타났다. 오후 5시, 태양이 서서히 바다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한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와 그 위에 분재(盆栽)인 양 깔끔한 섬들이 점점이 펼쳐진다.

해가 완전히 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케이블카가 곧 운행을 멈춘다니 서둘러 김밥 먹을 만한 장소를 찾아봤다. 정상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식사는 봉수대 쉼터를 이용 바랍니다'라고 적힌 푯말이 '쓰레기는 되가져가세요'란 푯말 위에 붙어 있다. 박경리 묘소 전망 쉼터도 도시락 먹기에 맞춤하다. 쉼터에서 김밥 포장을 풀었다. 왜 어떤 음식이건 야외에서 먹으면 더 맛있을까. 김밥을 뚝딱 해치우고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발길을 서둘렀다.

통영의 화가 전혁림, 그의 바다를 보다

그 밖의 볼거리

낙조를 더 보고 싶다면 서둘러 '달아(達牙)공원'으로 간다. 케이블카 역사를 나와 조금 달리면 산양관광도로와 이어진다. 이 도로 중간쯤 되는 지점에 달아공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몰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산양관광도로 전체적으로 풍광이 아름답다. 동백나무와 가로수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섬 수십 개가 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미륵산 꼭대기에서 본 한려수도 다도해를 더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유람선을 타본다. 유람선터미널이 케이블카 역사에서 멀지 않다. 매물도와 한산도(제승당 선착장)를 돌아보는 코스는 3시간10분이 걸린다. 어른 2만2000원, 아동(만 3세~초등생) 1만4000원. 시간이 촉박하면 한산도만 들렀다가 오는 코스로 충분하다. 1시간30분 걸린다. 어른 1만원, 아동 5000원. (055)645-2307

전혁림은 자신의 고향 통영 앞바다의 출렁대는 물결에 반사되는 빛과 색을 화폭에 옮겨놓은 화가다. '전혁림미술관' < < strong > 사진 > 은 그의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 (055)643-8825, www.jeonhyucklim.org

통영여객선터미널 옆 '남망산조각공원'은 세계 10개국 조각가 15명의 작품이 부드러운 능선 여기저기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통영에서 태어난 조각가 문신 작품이 특히 볼 만하다.

통영시 관광안내소 (055)650-4681, 통영시 문화관광과 (055)645-0101, 통영시 문화예술관광 소개 웹사이트 tour.gnty.net

선착순 판매 오미사꿀빵, 지각생은 못 먹어요

그 밖의 먹을거리

김밥을 먹고 나서 달달한 것이 당긴다면? '오미사꿀빵' < < strong > 사진 > 을 함께 챙겨가자. 달콤한 시럽을 듬뿍 바른 팥 도넛이다.

군대 간 아들 면회 갈 때 꼭 챙겨갈 만큼 통영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오미사꿀빵, 이제는 그 인기가 '전국구' 수준으로 격상했다. 매일 일정한 분량을 만들고 다 팔리면 가게 문을 닫는데, 주말에는 오전 11시까지 가지 않으면 맛보기 힘들 정도이다. 한 개 700원. (055)645-3230 www.omisa.co.kr

'봄멸' 역시 봄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통영의 별미이다. 통영 앞바다에서 봄에 잡히는 멸치는 남자 어른 손가락 정도로 크고 굵다. 이 멸치의 머리를 떼고 반으로 갈라서 매콤새콤하게 무친 회는 밥도둑이자 최고의 술안주다. 웬만한 식당에서 반찬으로 낸다. 따로 주문하면 작은 접시 2만원, 큰 접시 3만원쯤 받는다.

요즘 통영에는 멍게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양식장에서 자란 2년산 멍게다. 자연산은 초여름에서 여름이 제철. 잘게 썬 멍게와 김, 통깨가 재료의 전부이다. 양념도 참기름과 깨소금, 소금밖에 없다. 여기에 공기에 따로 나오는 따뜻한 밥을 넣고 썩썩 비벼 먹는다. '밀물식당'(055-646-1551)은 멍게 비빔밥 맛있다고 통영 현지인들에게 인정받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