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피아노 독학…카네기홀 무대 선 韓 소녀

2011. 1. 10. 07:53연주가

베트남 이민 뒤 부모님의 사업이 어려워졌다. 낯선 이국 땅에서 시작한 단칸방 생활. 낡은 피아노 하나가 유일한 낙이었지만 가르쳐 주는 이가 없었다. 이웃의 항의 때문에 피아노에 이불을 뒤집어 씌운 채 건반을 두드려야 했다.

유일한 선생님은 유튜브 동영상. 소녀는 이불 속에서 유튜브를 보며 피아노를 따라쳤고, 세계적 무대인 카네기홀에 오를 수 있었다. 주인공은 17세 한인 소녀 김지은(이사도라 김)양이었다.

< 연합뉴스 > 등에 따르면 김양은 9일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아이작 스턴홀 무대에 올렸다. 베트남 국립교향악단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김지은 양(이사도라 김)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영상 /유튜브 캡처김 양은 초등학교를 마친 뒤인 4년 전 아버지를 따라 베트남으로 이민을 떠났다. 하지만 사업이 어려워졌고, 가세가 기울었다. 단칸방에서 피아노를 치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이 또한 이웃의 항의로 마음대로 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두꺼운 담요로 피아노를 덮어 소리를 줄여야 했다.

그래서 유튜브 동영상이 유일한 선생님이 됐다. 김양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마르타 아르헤리치 등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장면을 찾아 눈과 귀로 익히고 자신의 연주와 대가들의 연주를 비교하면서 나홀로 피아노 공부를 이어갔다.

김양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영상을 보며 따라 한다기보다는 여러 연주자들의 음악 해석을 듣고 보면서 그들의 장점을 취합하려고 노력했다"며 "특히 오케스트라 연주를 크게 틀어 놓고 내가 그 오케스트라의 피아노 연주자인 것처럼 피아노를 치곤 했다"고 말했다.

김양의 도전은 계속됐다. 지난해 2월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어 아버지와 무작정 뉴욕을 찾은 김양은 우연히 링컨센터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조너선 그리피스와 조우했다.

김양의 연주 동영상을 지켜본 그리피스는 "카네기 홀에서 연주해도 기립박수를 받겠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양은 카네기홀의 심사를 받았고 6월 정식 계약했다. 그리고 이날 그녀는 6개월전 그리피스의 예언 그대로 기립박수를 받았다.

김양은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서 정식으로 음악을 배우고 공부하고 싶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감동을 주고 나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원문 보기 : http://photo.media.daum.net/photogallery/culture/0804_culturenews/view.html?photoid=3102&newsid=20110109160314959&p=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