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9. 21:28ㆍ괜찮은 글
0.00001% 가능성도 과하다
도올 김용옥 선생이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 내용을 강연과정에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가 보수언론의 공격을 받고 심지어 보수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까지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따져보자. 0.00001%도 믿지 못하겠다는 도올의 비판은 과히 황당한 주장만은 아니다. 천안함 소행이 북한인지 아닌지 진위여부를 떠나서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실제 현실로 일어날 가능성이 0.00001%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은 군 스스로도 잘 아는 일일 것이다.
존재하는지도 불투명한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삼엄한 한미연합전력의 방어선을 뚫고 들어와서 아군 측 소나에 탐지당하지 않고 어뢰를 발사할 가능성, 그리고 다른 함정의 경계망을 뚫고 안전하게 도주할 가능성을 박선숙 의원은 0.81%로 봤다. 여기에는 천안함 침몰로 비상이 걸린 아군 측 해역을 초계함 소나만이 아니라 링스 헬기와 P3C 대잠초계기의 대잠능력은 포함되지도 않았으니 후하다면 후한 점수다. 이 잠수정이 백령도 근해에서 천안함을 만날 가능성은 또 어떤가? 소나 성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서해의 물살과 수심은 북측 잠수정에게도 똑같이 어쩌면 더 심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게다가 이 잠수정이 어뢰 단 한발로 천안함을 침몰시킬 가능성은? 이것만으로도 가능성은 0.01% 단위로 떨어질 것이다. 게다가 250kg의 고폭약이 장착된 어뢰를 발사했는데 스크루와 추진체가 통째로 남을 가능성, 부품에 그려진 '1번'이라는 유성페인트가 산화되지 않을 가능성, 그 폭발로 발생했다는 이른바 알루미늄 산화물이 주로 알루미늄 부품에서만 발견될 가능성, 그 어뢰로 인한 100미터 높이의 물기둥이 TOD에 찍히지 않을 가능성, 그 물기둥이 아무 상처도 입지 않은 견시병에게 물방울만 튀길 가능성은 또 얼마나 되는가? 그 물기둥을 봤다는 백령도 주민이 하나도 없고, 한 두명의 초병이 본 것 같기도 하다고 진술할 가능성....이것들을 다 합하면 그 기대치나 가능성이 0.00001%보다도 못할 터인데, 그만큼 못 믿겠다는 주장을 무어 그리 과장된 주장이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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