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을 살펴보면 베토벤이 이 곡을 하나의 테마로 주도 면밀하게 구성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테마는 베토벤 생애의 후반기를 사로잡고 있던 “고뇌를 통해 환희에 이르자”라는 말과도 일맥 상통하는 ‘암흑으로부터 광명으로’라는 생각이었다. H. C. 숀버어그가 “베토벤은 제5교향곡 전체를 단네 개의 악음(樂音) - 주제라기보다는 모티브에 가까운 해머의 타격 - 위에 구축했다”는 매우 간결한 말로 이 곡의 특징을 갈파했지만, ‘운명의 동기’라고 하는 힘찬 네 개의 음으로 시작하여 환희로 가득 찬, 빛나는 마지막 악장에서 끝나는 교향곡 제5번은 처음에 나타난 ‘운명의 동기’가 제1악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제3, 제4악장에서도 계속 변형되어 나타나며 전 악장을 튼튼하게 하나로 묶어 주고 있다. 리쯜러(W. Riezler)도 “이 교향곡은 끝 악장을 목표로 삼아 나아가고 있으며 곡 전체가 그런 짜임새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뇌를 통해 환희에 이르자” “암흑으로부터 광명으로”
전 4악장에서 제일 확고한 구성력을 지닌 것은 제1악장이다. ‘운명의 동기’를 따른 제1주제와 이와는 대조적인 부드러운 제2주제가 중심이 되어 소나타 형식의 원칙을 좇아 악장 전체를 한치의 빈틈도 없이 단단히 구축해 놓고 있다. 베토벤의 씩씩한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낸 부분이1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