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4. 15:02ㆍ괜찮은 글
사이코패스의 언어, 비핵 개방 3000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일화 하나. 인터넷에서 읽은 일화 그대로 옮긴다.
노무현 대통령이 변호사 하시던 시절에 한겨레 신문을 보셨대요. 그때 신문 배달을 제 아빠가 했는데요.
어느날 비가 왔는데 아빠가 오토바이 타느라고 우산도 못 쓰고 모자도 바람에 날라가서 비 쫄딱 맞고 있으니까 일찍 출근하셔서 따뜻한 우유인가 그거 주시고 고생이 많다고 그 손으로 아빠 머리 쓰다듬어 주셨대요.
아빠 머리는 비 맞아서 찐떡찐떡 해가지고 아빠가 죄송하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우유 맛있게 먹으라고 들어가셨대요.
자기가 거기 서 있으면 창피해서 우유 못 먹을까봐 들어가신 것 같대요. 아빠가 어제 말씀해 주셨어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
저 일화를 읽고 마음이 훈훈한 건, 따뜻한 우유 한 잔이라는 물질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 즉 마음씨일 게다. 이 일화를 ‘훈훈한 우유’라고 명명하자.
이제부터 상상이다. ‘잔혹한 우유’라고 이름을 짓자
비가 오는날 새벽 신문 배달 소년이 잠시 큰 대문에서 비를 피한다. 잠시 후 안에서 문이 열리고 유통기간이 지난 우유 한 팩을 든 주인 아저씨 등장. 옆에 서더니 사진을 찍는다. “얀마 이거 줄 테니 고마운 표정 좀 지어라, 나 사진 한장만 찍자”벙찐 신문 배달 소년 연기가 잘 안된다. “야, 제대로 못해?””이 새끼야 고마운 표정!!! 표정연기도 제대로 못 해?”배달부 아이, 억지로라도 고마운 표정이 지어지지 않는다. “에이 병신 새끼, 이거나 처먹고 가라”아저씨 유통 기한 지난 우유를 땅에 던진다. 아이는 분노의 눈물을 흘리면서 노려본다. 아저씨 들어가면서 외친다. “세상 참 말세야. 아까운 우유 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놈”
이 정도면 나쁜 아저씨일 뿐이다. 그러나 잔혹한 우유에 등장하는 나쁜 아저씨가 신문 배달 소년에게 정말로 앙심을 품고 칼을 들고 나선다면? 그가 바로 사이코패스다. 사이코 패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방과 교감능력 부재, 곧 역지사지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보통 사람들은 칼을 손에 들어도 찔리는 사람의 고통을 느낄 수 있기에 타인을 찌르지 않는다. 사이코패스는 찔리는 자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하다. 그래서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평온한 마음”으로 피해자들을 죽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사이코패스의 전성시대다.
사이코패스의 언어, 비핵개방 3000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압축한 ‘비핵개방 3000’.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0년 이내에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가 되도록 돕겠다는 거다. 좋다. 돕겠다고 하잖아. 돕겠다니까. 우유 준 은혜 몰라? 그런데 북은 왜 거부감을 느낄까?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거부감이 드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2007년 말 현재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 이상, 10년이면 3만 달러 정도 될 거다. 그러면 비핵개방 3000 정책에 의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다시 핵무장 할 수 없는 방법에 의해) 개방(?)하면 남한의 도움에 의해 1인당 국민소득이 남한에 비해 1/10이 된다. 허. 기쁘지 아니한가? 남한에 비해 1/10까지 잘 살게 돼서, 부푼 희망을 품고 고마워 해야 하나?
뭐가 잘못되었을까? 혹시라도 우유를 주는 방법이 잘못된 건 아닐까? 우유를 받는 입장을 생각해 보기는 한 것일까? 국내 정책도 아니고 일종의 외교정책인 대북정책을 수립하면서 상대방의 수치심을 의도적으로 자극한다? 만약에 비핵개방 3000이라는 명칭을 쓰면서 북한이 느끼는 수치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난 이들을 사이코 패스라고 부르겠다. MB는 비핵개방 3000을 자랑스럽게 외친다. 그러면서 자신은 대북강경파가 아니라 실용주의자라고 한다. 도와준다고 하잖아. 도와준다니까. 우유 처먹으면서 고마운 줄이나 알아!!! 바로 그래서 MB가 사이코패스다. 그는 북이 느끼는 수치심을 공감할 능력이 없다.
북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북한 주민을 잘 살게 도와주겠다는 측면에서 비핵개방 3000은 사실 햇볕정책과 차이가 없다. 말장난 하자는게 아니다. DJ나 노무현 정권 모두 대북 지원은 비핵과 개방을 전제로 했다. 그리고 햇볕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는 시기에는 북은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았다. 북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시기는 햇볕정책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을 때다. 미국의 네오콘과 이들의 대북 적대정책을 추종하는 자들에 의해 북을 비추는 햇볕이 막히면 북은 (자위차원에서)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했다. 네오콘과 남한의 극우주의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북 정권의 타도니까 일면 이해가 된다. 북이 냉각탑을 폭파했을 때 약속한 바를 이행하고 꾸준한 대화를 했다면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없었을 거다. 북이 요구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대남 적화가 아니라 북 체제 보장이다. 미국에 자신의 체제 존속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는 거, 사실은 그거 무척이나 굴욕인거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그럼 비핵개방 3000과 햇볕정책의 차이점은? 단지 명칭의 차이지만 이는 질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비핵개방 3000은 북의 수치심과 모멸감을 최대한 자극하는 용어인 반면, 거의 비슷한 정책인 햇볕정책은 북의 자괴감을 가급적 최소화하는 용어 정도다. 물론 명칭뿐만 아니라 북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차이가 나는 데, 햇볕정책이 북의 입장을 가급적 배려하는 정책이라면, 현재 이명박 정권의 비핵개방 3000은 대북정책을 가면을 쓴 대남정책일 뿐이다. 우유 던져주는 아저씨가 찍는 사진, 그게 바로 비핵개방 3000이다. 이명박은 남한 인민이 북한 인민처럼 순진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거 같다.
그 어떤 경우에도 북과 남을 비교하면 북은 수치스러울 수 밖에 없다. 체제경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북한 정권도 잘 안다. 국력 차이 38배, 1인당 국민소득 18배의 상황에서 체제 경쟁? 남북한을 비교한다는 거 자체가 북한으로서는 굴욕적인 거다. 돈을 벌기 위해 금강산을 개방하고 노동자 월급 75달러로 개성을 개방한 것을 동포에 대한 배려라는 포장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거다. 햇볕정책은 이 수치심을 조금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명박 정권은 북한을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이 비참함을 최대한 자극한다.
이명박은 말한다. 국민이 자신의 진심을 몰라준다고. 이명박은 또 말한다. 북한이 자신의 선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MB, 국민이 자신의 진심을 이해해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자신은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조금이라도 노력해 보았는지 자문해보기 바란다. 북한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MB의 발언에 대해 북이 어떻게 느낄지 잠깐만이라도 상상해보기 바란다.
MB정권은 PSI가입으로 북을 자극하고, 5자 회담을 주장하여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사면서까지 북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하면서, 북한에 ‘대화’를 하자고 한다. 이건 정확하게 사이코 패스의 그것이다. 역지사지하는 능력이 없는 사이코 패스.
MB, 타인에 대해 공감할 능력도 없으면서 제발 대화하려고 하지 마라. MB, 국민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답답해 하지 말고, 제발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시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이 선의로 내 뱉는 단어 하나 하나가 국민에게는 죽음의 독약이 된다. 당신은 타인과 공감할 능력이 없어 영원히 그 이유조차 짐작하지도 못한다.
2009.7.2
출처: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politics:001001&uid=267501
Phantom (kimjw007) | 07.0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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