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T 카트리지 TSD-15 반덴헐과 구형(안경렌즈) 비교 시청.

2009. 1. 7. 20:56오디오&AV

오늘 귀한 동호인이 먼 길을 달려왔다.

서울 근교에 사는 이**씨다.

어지간한 고생을 불사하며 특유의 집요함과 적극성, 그리고 놀랄만한 섬세함을 무기로 

평소 그토록 갈망하던 좋은 음향으로 좋은 연주를 듣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동호인이다.

듣고 싶은 판 몇 장과 안경렌즈TSD-15를 품에 간직하고 천리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다.

이 친구의 시스템은 진공관 시대 독일 스튜디오 장비인데,

드문 오리지널 인클로우저에 장착된 슐츠 15인치와 EMT930 턴테이블, 155st 포노 EQ, 그리고 오늘 가져온 구형 안경렌즈 TSD-15 카트리지를 갖췄고,

엠프는 마이학의 V73 파워와, V74 라인, 에크밀러사의 LSR FADER를 갖추고 있다.

모두가 정통한 독일 방송용 시스템이다.

또, 무엇보다도 명반의 숨겨진 보고이자 진흙속의 보석이라 할 수 있는 동독, 특히 에떼르나 레이블의 명연주 레코드를 많이 가지고 있다.

또한, 이 방면의 연주가와 음반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클래식음반 콜렉터계의 떠오르는 별이자 무서운 강자이다. ^^

 

 

장착해 있던 반덴헐 EMT TSD-15를 분해한 후 구형 TSD-15를 장착.

우선 외관 생김세를 보면 켄틸레버 끝부분에 스타일러스팁이 붙어있는 곳의 모양이 조금 다르다. 구형이 신형보다 켄틸레버파이프가 조금더 넓어 주걱처럼 보인다.

또한, 오르토폰이나 EMT의 모노카트리지가 보통 그렇듯이 카트리지를 핸들링하기 위한 손가락걸이가 없다. 이 것은 아마도 방송국에서는 EMT의 퀵스톱&스타트 기능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굳이 필요성을 못 느낀 때문이었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여태까지 보아 오던 구형 모노와는 확연히 다른 정교함을 엿볼 수 있는 카트리지다.

우선, 카트리지 전체 무게가 신형과 같다는 점이다. 겉보기엔 상당히 투박해 보이기 때문에 신형 보다 많이 무거울 것 같음에도....

그리고, 스타일러스라인을 들여다 보는 렌즈도 구면이 상당히 깨끗하고 깔끔하게 연마 되어있다.

흐른 세월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당히 세련된 만듦세를 엿볼 수 있다.

 

카트리지의 밑 면을 살펴보자.

신형이나 다른 오르토폰 모노카트리지와 같은 구조이다.

펀칭된 문자는 제일 위로부터 STEREO, 생산년도로 보이는 숫자 68, 그 아래는 시리얼번호가 각각 세겨져 있다.

 

아쉽게도 전 주인이 오리지널 박스를 잃어버린터라 신형 플라스틱박스에 넣은 상태로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비교 감상용으로 가져온 시청음반들.

전설적인 명연주인 에리히 클라이버의 피가로의 결혼 전곡 데카 모노 초판본, 희귀반인 에띠엔느의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오중주로 디스코필 프랑세 반이다.

에띠엔느는 전형적인 프랑스 연주가였다. 듣고 있으면 연주한다기 보다는 연주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분히 프랑스인 취향이다. 독일적인 심각함이란 애초부터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때로는 심각한 고민도 하고 싶은데 마냥 즐겁기만 하니 오히려 어딘가에 허전함이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이 음반은 드물게도 클라리넷의 아름답고 매끈한 소리가 어우러진 즐거운 음악을 감상하기엔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역시 불후의 명반 반열에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반덴헐EMT와 구형카트리지의 음질은 역시 짐작한데로였다.

구형은 오디오매니아들이 추구하는 궁극의 사운드를 내 주는 대단히 좋은 카트리지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신형 반덴헐에 견주어 저음이 깊이가 있고 혼탁하지가 않았다.

음악실 세팅문제 때문에 저음이 조금은 정리되지 않은 점은 있지만 반덴헐에서는 저음의 양이 많음과 동시에 혼탁했다.

구형은 역시 음에 밀도감이 있고 올이 굵었다.

구형에서 빠질 수 없는 윤곽의 뚜렸함도 있다.

 

굳이 반덴헐의 장점을 꼽자면 대역이 넓다는 것과 해상도가 조금 좋고, 투명한 사운드라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구형 카트리지는 음향에 매력을 느끼는 오디오매니아들이 열광할 만 한 카트리지이다 전형적인 빈티지 시스템 성향의 아날로그 음질이다.

신형 반덴헐은 스테이지감을 현실 그대로 전해주는 음향이라 콘서트파들이 선호할 것 같다. 대역은 넓으며 해상도 좋고 중고역은 선예하다. 조금현대적인 성향의 사운드이다. 그래서 디지털 레코딩 음반들도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