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6/27

2022. 7. 2. 11:46연주가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임윤찬 피아니스트에 대한 주목도가 유독 큽니다. 18살이라는 어린 나이, 순수 국내파라는 개인적 스토리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콩쿠르 연주 영상이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가 결선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유튜브 조회수가 사흘 만에 170만을 넘겼습니다.

피겨를 몰라도 김연아의 탁월함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처럼, 임윤찬의 연주가 딱 그랬습니다. 넋 놓고 보게 됩니다. 사려 깊고 신중하며 잘 정돈된 한국 피아니스트의 전형과는 결이 다른, 대담하고 과감하며 몰입도 높은 연주를 보여줍니다. 보기 드문 스타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솔하지 않습니다. 지휘자와 시선을 맞추며 중심을 잡는 성숙함은 열여덟 나이를 무색하게 합니다. 클래식 잡지 '그라모폰'의 칼럼니스트 제드 디스틀러는 "18살의 몸에 40살(의 성숙함)(40-year old in an 18-year old body)이란 표현을 되풀이하게 된다"고 썼습니다.

임윤찬은 SBS 김수현 문화전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을 원한 게 아니라 내 음악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김수현, <우승하고 심란하다는 임윤찬 "만족하는 순간 위험">, 6월 21일 자) 콩쿠르를 바라보는 열여덟 소년의 시선은 그 자체로 숭고하지만, 나아가 그의 음악이 예술적 저변을 넓혀주는 지렛대가 돼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콩쿠르 때문에 리스트와 라흐마니노프를 찾는 지인들이 여럿 생겼습니다. SNS에서도 콩쿠르 영상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다시 한 번, 임윤찬 연주자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덕분에 콩쿠르 기간 열여드레가 행복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당황하지 말고, 과감하고 대담한 자신의 음악처럼 천천히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95543&plink=COPYPASTE&cooper=SBSNEWSMOBEND

내 생각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같이 기분 좋은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음악이있는집 #임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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