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어떻게 행복에 도움이 된단 말인가? 12/15

2021. 12. 23. 21:20내 이야기

예술이 어떻게 행복에 도움이 된단 말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예술의 몇 가지 특성에서 그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예술은 순수를 경험하게 한다. 나이와 성·계층과 인종을 뛰어넘어 순수한 아름다움 그 자체를 경험하게 한다. 예술적 경험은 그래서 이기적이지 않고, 차별적이지 않으며, 보편적이고 초월적이다. 행복의 본질이 그렇다. 행복은 경계와 위계, 차별이 심한 곳에서는 경험하기 어렵다. 예술을 즐긴다는 것은 껍데기보다 본질에 주목하여 편견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의 힘이 자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마음에서 행복이 잘 자란다.

두 번째, 예술은 본질상 ‘다르게 생각하기’이고, ‘다르게 바라보기’이다. 같은 사물을 다르게 보는 것이 예술이고, 애초부터 다른 사물을 보는 것이 예술이다. 행복도 그렇다. 위기에서 기회를, 역경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아주 보통의 일상에서 기적 같은 특별한 은혜를 발견하는 것이 행복이다. 다르게 보고, 다른 것을 보고, 다르게 기억하고, 다른 것을 기억하는 것이 행복의 기술이다. 그런 행복의 기술이 예술을 통해 연습되는 것이다.

셋째, 예술은 멈추는 기회를 제공한다. 분주한 마음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 것이 행복과 예술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예술이고 행복인 것이다.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행복 천재들만이 구사한다는 절정의 기술, ‘멈춤’을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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