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효정 정은영 콘서트 후기 9/25
2021. 10. 3. 07:59ㆍ연주회
예가체프 커피 맛
"오디오와 음반을 통한 음악 감상은 라이브 콘서트에서 음악적 본질을 꿰뚫기 위한 사전 연습이다."
어제 콘서트에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참석하신 김영곤 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셨지요.
이런 연주를 들으면 집에서 많은 돈을 들여 오디오를 갖추고 음반 구입에 매달리는 것이 허망하게 보인다고요. 기억을 못 해도 대충 그런 의미로 말씀하셨지요.
음악은 순간 예술입니다. 완성도에서 다소 부족할지라도 현장의 살아 숨 쉬는 음악을 음반이 앞설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삼사십 년 동안 음악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주변의 선후배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콘서트를 미리 예약하고, 직접 가서 음악을 감상하는 부류가 의외로 적었습니다. 그냥 안 가는 것이 아니라 극구 싫어하는 부류도 많았습니다.
최근 일입니다만, 아는 음악 선배께서 저에게 대놓그 그러시더군요.
"아이고 박 선생, 거 뭐 하러 콘서트 간다고 그 고생을 합니까? 마~ 집에서 좋은 오디오에 명음반 켜놓고 편하게 두 다리 뻗고 감상하면 세상 좋은 거를.. ㅉㅉ"
이 말씀이 저는 송구하게도 음악의 본질적 이해가 부족한 데서 오는 관념의 오류라고 봅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오로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실제 연주에서 지극히 섬세한 심미안을 경험해야 디테일하지 못한 스마트폰 음악일지라도 자신의 내재된 관념과 결합하여 제대로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겁니다.
핸드드립으로 정성스레 내린 예가체프 커피 맛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예가체프'라는 말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되겠지요.
#음악이있는집 #andiemu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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