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 방송 프로그램...
2021. 4. 7. 20:56ㆍ신문&방송기사
이것이 뭘까요?
5~6년 전쯤 저희 홀에서 열린 피아노 독주회, 강변가요제 출신 재주꾼 사촌동생의 주선으로 동양대 교수님의 따님이 연주했던 그 독주회를 TBC 대구방송국에서 촬영하고 방영했던 프로그램 녹화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대구경북지역에 방송이 되었겠지요? 저는 못 봤지만..
좌우지간 프로그램 내용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신기한 경험을 한 말씀 드리려는 것입니다.
방송이 되고 난 후 저희 홀을 구경하고 싶다거나, 콘서트에 참석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 딱 한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마음먹고 와보려는 것이 아니었고, 다른 일로 외동 쪽으로 오게 되어 연락 한 번 해본 것이라 했죠. 다행스럽게도(?) 저는 그 시간에 출타 중이었고요.
그리하여 방송의 홍보 효과는 '0'. 오히려 그 방송 찍느라 연주에 몰입할 수 없어서 안 하니 만 못했던 기억만이 남아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제가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한 해 뒤인 85년, 사내 동아리 '古典音樂同友會'를 만들고, 사내 전용 감상실과 오디오 시스템을 비롯해서 LP 300여 장, 부사장과 중역 몇 분이 포함된 75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거침없는 활동을 시작하였고, 그 모임은 우여곡절 끝에 지금도 '고음동'이라는 명칭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걸로 압니다.
그런데, 이러한 화려한 활동상에 견주어 헌신적인 예술 활동을 활용하는 동료는 극히 일부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었지요.
물론 제가 모르는 일부 동료들은 찌들린 회사 생활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위로는 받았을 겁니다만,
좌우지간 이 동아리가 수 십년 지속되는 동안 곁의 많은 동료들에겐 쇠귀에 경 읽기 같은, 없는 것 취급받는, 돈과 출세에 도움 안 되는 이 음악 활동이 극히 일부에게는 돈보다 더 귀하고 보배롭다고도 생각이 될 것이기에 오늘도 이렇게 홀로 감동하고 눈물 흘리고 없는 살림 쪼개어 기꺼이 소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영원히 그럴 것이고,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은 환호하여 동참할 것이기에...
가장 중요한 점은 부질없는 활동 속에서도 정작 제가 음악으로 가장 큰 위안을 받는 삶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 위안의 힘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수 배철수가 했다는 말
"뭐든지 오래 해, 그러면 너 주변에서 너 욕하던 놈들은 다 사라지고 없어, 나중엔 혼자만 남아."
#음악이있는집 #andiemu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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