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제네시스 연비가 구형보다 떨어진 이유?..일본은 車연비 경쟁하는데 한국은 포기

2013. 12. 12. 13:26자동차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속에 최고 연비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3강(도요타·혼다·닛산)·5약(미쓰비시·마쯔다·스즈키·다이하츠·스바루) 간의 엎치락 뒤치락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 회사가 최고 연비 기록을 수립하면 다른 회사가 어느새 종전 기록을 앞서는 연비를 들고 나타난다.

경쟁 없이 현대·기아자동차 독주 체제가 굳어진 우리나라에서 신차 연비가 오히려 후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현대차 주력 차종 '제네시스'와 기아차 주력 차종인 '쏘울'은 2011년부터 매년 연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제공

↑ 스즈키 '알토 에코'(위)와 다이하츠 '미라 이스'(아래)는 기술 개발 경쟁을 통해 올해에만 경차 최고 연비 기록을 3번이나 갈아치운 차들이다. / 각 사 홈페이지 캡쳐

↑ 도요타 '아쿠아'(위)와 혼다 '피트 하이브리드'(아래)는 하이브리드차량에서 독보적인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 / 각 사 홈페이지 캡쳐

↑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쏘울'의 1·2세대 모델 연비 비교 / 그래프=유호 기자

◆ 경차 연비 35㎞/L…치열한 경쟁 덕분

지난달 '2013 도쿄모터쇼'에는 가솔린 1리터(L) 당 35㎞를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가 등장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로는 범접하기 힘든 연비 기록의 주인공은 일본 스즈키의 경차 '알토 에코'다. 스즈키는 엔진의 피스톤 압축비율을 11.0에서 11.2로 개선해 이 차의 연비를 35㎞로 끌어올렸다.

알토 에코는 스즈키가 개발한 자동차지만 탄생 배경에는 다이하츠와의 선의의 경쟁이 디딤돌이 됐다. 스즈키와 다이하츠는 올해 들어 3번이나 주거니 받거니 경차 연비 기록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스즈키가 1L 당 연비 33㎞의 '알토'를 내놨고, 다이하츠는 5개월 뒤인 지난 8월 이보다 0.4㎞ 높인 '미라 이스'를 내놨다. 두 업체의 경쟁을 두고 미쓰이 마사노리 다이하츠공업 사장은 "스즈키는 다이하츠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선의의 경쟁으로 함께 힘내자"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연비 각축전은 하이브리드차 부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혼다는 지난 9월 1L 당 연비가 36.4㎞인 '피트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도요타 '아쿠아'의 기존 기록 35.4k㎞를 경신했다. 또 배기량을 줄이고 터보차저(공기를 압축해 정상치보다 흡기량을 늘리는 장치)로 출력을 높여 기존 연비보다 5~10% 개선된 신형 엔진도 개발했다.

이에 도요타는 다시 반격에 나섰다. 2일 도요타는 1L 당 연비 37㎞의 신형 '아쿠아'를 출시했다. 엔진 부품과 하이브리드 제어 시스템을 개선해 연비를 기존 35.4㎞/L에서 1.6㎞/L 향상시켰다. 도요타는 2015년 출시를 목표로 연비가 더욱 향상된 신형 하이브리드차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프리우스' 모델을 기반으로 기존 모델보다 10% 정도 향상된 연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구도가 짜여져 자연스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도요타·닛산·혼다 빅3의 경쟁은 물론, 3강 아래 미쓰비시·마쯔다 등 5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기계전자산업팀)은 "과거보다 빅 3와 5개업체 사이의 양극화가 심해졌지만 아직 기술력으로 상호 견제가 가능하다. 때문에 일본 업체들은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독점체제 국산차는 경쟁 없어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하면 연비경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연비가 후퇴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005380)가 내놓은 '제네시스' 2세대 배기량 3.3L모델의 1L 당 연비는 9.4㎞로 기존보다 낮아졌다. 1세대 2013년형 동급 모델의 연비 9.6㎞보다 0.2㎞ 후퇴한 것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무한 경쟁속에 세대를 거듭할수록 향상된 연비를 선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이러한 현상은 기아자동차(000270)다목적차량(MPV)인 '쏘울'에서도 나타난다. 쏘울 1세대 2013년형 모델과 2세대 모델인 '올 뉴 쏘울'의 1L 당 연비를 비교하면, 가솔린 모델의 경우 0.8㎞ (12.3㎞에서 11.5㎞로), 디젤 모델은 0.6㎞ (14.0㎞에서 13.4㎞로) 떨어졌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연비 퇴보에 대해 독점이 불러온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입차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전까지 이렇다 할 경쟁상대가 없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에 게을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R&D 비용은 매출액 대비 2% 정도로, 글로벌 평균인 5%에 훨씬 못미친다.

이항구 팀장은 "완성차는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독점상태다 보니 국내에서는 수입차와 경쟁하는 구도가 짜여지게 됐다. 그러나 현재 기술력으로 수입차를 따라잡기에는 버거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수입차가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현대·기아가 짧은 시간에 따라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우리가 다하겠다'는 식의 순혈주의가 강해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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