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수십명 죽어나가야 에어백 점검하려나"

2013. 11. 22. 11:18자동차

반파사고에도 에어백 센서 각도탓만...'책임은 나 몰라라' 한국일보 | 문정원 | 입력 2013.11.22 08:43 | 수정 2013.11.22 08:51

 

지난 16일 서울시 세곡동 사거리, 이(27.남)씨가 운전하던 현대자동차 2013년식 스타렉스 차량이 전신주를 정면으로 들이받고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에어백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씨는 차량이 반파되는 대형사고에도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은 것에 대해 현대자동차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차량 정중앙을 부딪쳐서 에어백이 작동 하지 않은 것이며, 이 경우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수 있고 현대자동차에는 잘못이 없다"는 말 뿐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자사의 제조 차량이 반파되고 자칫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대형사고 과정에서 에어백이 미작동 되는 안전상의 심각한 문제를 보였지만, 센서위치에 정확히 충격이 가해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문제될 것 없다는 '모르쇠'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어 사고 피해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6일 발생했던 사고는 스타렉스 앞면이 엔진 직전까지 반파되고, 충돌된 전신주가 교체되야 할 정도로 충격이 상당했던 대형사고였음에도 현대자동차측은 "이러한 사례가 전부터 지속적으로 있어왔고, 자사 규정상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잘못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즉 에어백 센서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달려 있는데 그 중간 위치로 받았기 때문에 에어백의 미작동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고피해자 이씨는 "사고 날때 차량이 정면으로 받을지, 옆면으로 받을지, 운전석으로 부딪칠지 각도 계산해서 들이받아야 에어백이 작동하는 것이냐? 사진에서 보다시피 차량 앞면이 전부 파손됐는데, 어떻게 에어백이 작동 안할 수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현대자동차 에어백 미작동 피해사례는 인터넷 동호회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다수가 차량 정면으로 들이받아 차량이 반파됐지만 에어백은 작동하지 않은 경우다. 이들 피해자들은 에어백 오작동에 대해 현대자동차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대부분 이씨의 경우에서처럼 "자사 규정상 에어백 미작동이 정상적이다"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사례들을 반영하듯 현대자동차의 에어백 오작동문제는 국내 제조차 중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국회 국토교통위 심재철 의원이 교통안전공단과 한국소비자원 등에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 8월까지 국내 에어백 오작동 신고접수는 총 211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국내차의 경우 현대차가 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고가 가장 많았던 차량은 현대 소나타 19대, 현대 그랜저 17대다.

신고된 주요사례는 탑승자가 큰 부상을 당한 교통사고였음에도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거나 전개가 지연된 사례. 또는 가벼운 충격에도 에어백이 전개된 상황 등의 주요 신고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 7월 미국 법원은 현대자동차를 운전하던 중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머리를 다친 운전자에게 159억원을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버지니아주 플러스키 법원의 배심원들은 현대차에 대해 자카리 던컨에게 1400만달러(약 158억9000만원)를 지급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던컨은 지난 2010년 현대차의 2008년형 티뷰론을 운전하던 중 도로를 벗어나 나무를 들이받았으나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심각한 외상성 뇌 손상을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측은 항소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문정원 기자 garden@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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