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5. 07:56ㆍ상식
[성인 2~4%가 앓아…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 70%]
계획세우는 일 등 어려움 겪고 對人관계·가정생활에도 문제
충동적 성향탓 난폭운전·과속… 교통사고 비율 일반인 3~4배
알코올·도박중독 빠지기 쉬워
어려서부터 머리는 좋지만 '매사에 정신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김모(35)씨. 계획은 많지만 끝맺음을 잘 못한다. 김씨는 남들이 원하는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일이 지루해 4년 만에 퇴사했다. 이후 창업을 시도했으나 급하게 일을 벌이다 실패했다.
다시 학원 강사로 취업했지만, 원장의 사소한 지적을 참지 못하고 욱하는 바람에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한의대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되는 일이 없어 우울증까지 생겨 병원을 찾았는데, 뜻밖에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라는 진단을 받았다.
↑ [조선일보]
김씨는 성인 ADHD의 전형적인 사례다. ADHD는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 방해가 되는 '아이들의 병' 정도로만 알려졌는데 성인에게도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과잉 행동은 거의 없어지지만, 병 자체는 성인이 되어서도 절반 이상 지속되는 '만성질환'이다.
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신동원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의 2~4%가 ADHD로 추정된다"며 "병인 줄 모르고 대인 관계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다 충동조절장애나 조울증으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ADHD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떨어진 '뇌의 질병'이다.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꾸준히 노력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성인 ADHD가 더 문제인 이유는 대인 관계나 직장·가정생활 등 생활 전반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소리부터 지르고 참지 못해 이직·이혼율이 높다. 일을 벌이기만 하고 제한된 기간에 마치지 못해 능력 평가도 떨어진다. 대화 중 딴생각을 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끊고 끼어들어 '자기중심적'이라고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한양대병원 소아정신과 안동현 교수는 "진득하지 못하고 쉽게 '욱' 하는 성인이라면 ADHD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ADHD의 전형적인 증상인 '충동성'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운전을 할 때도 끼어들기나 난폭 운전·과속이 많아 교통사고 비율이 3~4배 높다. 사소한 지적에도 욱하는 성격 때문에 주위 사람들과 갈등도 많다. 안동현 교수는 "충동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참을성이 떨어져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담배나 알코올·도박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홈쇼핑 중독이 되기도 한다.
ADHD 환자들이 머리가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창조적인 경우도 많다. 다만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해 잠재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ADHD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67년간 단 12편의 그림만 완성하고 나머지는 미완성으로 남겼다고 한다. 끝을 맺지 못하는 ADHD의 전형적 모습이다.
ADHD는 유전성이 매우 강해 부모가 ADHD이면 자녀도 ADHD일 확률이 70% 가까이 된다. 그래서 아이의 ADHD를 치료하다 본인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치료만 하면 효과는 꽤 좋은 편이다. 신동원 교수는 "약을 먹으면 집중력과 충동성은 좋아지는데, 성인은 인지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우왕좌왕하던 습관 때문에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대인 관계의 기술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ttp://media.daum.net/culture/newsview?newsid=2013070203181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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