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7. 07:46ㆍ참살이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이 몸을 움직이며 운동하는 선수들이 암으로 죽다니…." 한국 야구사에 한 획을 그었던 최동원, 장효조 선수가 암으로 별세하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운동은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을 비롯한 혈관의 탄력과 심장근육을 발달시켜 우리 몸의 주요 기관에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할 뿐만 아니라 노화방지 및 당뇨, 암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은 또 우울증 및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준다. 그러나 중노동에 가까울 정도로 숨을 헐떡거리며 하는 운동은 '독(毒)'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장ㆍ항문전문 양병원 양형규 의료원장은 "운동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허기를 채우기 위한 육식 위주의 과식, 과음, 스트레스를 비롯해 중노동에 가까운 과격한 운동에 따른 활성산소가 암 발병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소는 인간이 생명을 유지해 나가는 데 필수요소지만 몸 안에서 필요 이상으로 남아 도는 산소(활성산소)는 암, 동맥경화, 성인병, 노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항산화 효소도 나이 들면 기능 떨어져 사람은 시간당 약 20ℓ의 산소를 마신다. 호흡한 산소는 몸 안에 들어와 각종 물질과 반응을 하는데 이를 의학적으로 활성산소(活性酸素)라고 부른다. 활성산소는 몸 안에서 적정량이 발생할 때 도움을 주지만 과다하게 생성되면 주위의 세포막이나 염색체, 단백질들을 손상시킨다. 이 때문에 활성산소를 유해산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활성산소는 우리가 마시는 산소의 약 1~2%가 변해서 생긴 것이다. 산소는 우리 몸에 들어온 이후 혈관을 따라 운반되고, 음식물 소화를 비롯한 체내 호흡대사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불안정한 상태로 변한다. 이는 정상적인 산소와는 달리 세포막과 세포 내에 있는 유전자를 공격해 몸을 늙고 병들게 만들어 노화를 촉진하거나 암을 유발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활성산소는 왜 생길까. 산소는 두 가지 분자상태로 존재한다. 하나는 정상적인 분자상태로, 다른 하나는 불안정한 상태로 이온화되어 있다. 불안정한 상태의 산소는 마이너스(-) 전하를 띠고 있는데, 안정되려고 플러스(+) 전하를 지닌 다른 분자들과 반응을 하게 된다. 산소는 물의 구조로 변해 안정되려고 하면서 남아 있는 산소 한 개도 다른 분자의 산소와 결합하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상적인 산소가 활성산소가 되는 것이다.
우리 몸은 활성산소를 스스로 제거할 수 있는 항(抗)산화 효소들을 가지고 태어난다. SOD(Superoxide Dismutase), 카탈라아제, 글루타치온 페록시다아제, 빌리루빈, 멜라토닌 등이 대표적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다.
활성산소는 젊은 시절에는 별 문제가 안 된다. 항산화방어계가 잘 작동돼 몸이 스스로 항산화 효소를 분비해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이후에는 사정이 다르다. SOD 분비량은 20대를 정점으로 서서히 감소하므로 그만큼 질병발생 위험이 높아져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특히 나이 들어 격한 운동을 하게 되면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를 우리 몸이 제거할 수 없어 각종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유상호 교수는 "운동을 적당히 하게 되면 노화를 방지하는 순기능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할 경우에는 활성산소가 너무 많이 분비돼 노화가 촉진된다"며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는 우리 몸속의 수많은 세포들을 산화시켜 노화증상은 물론 각종 질병 발생을 촉진한다"고 지적했다.
◆ 무절제한 생활습관도 활성산소 발생 한몫 현대인의 질병 중 약 90%는 활성산소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몸속의 활성산소를 없애주면 된다. 활성산소는 대부분 현대인의 무절제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성된다. 특히 몸속 활성산소를 만드는 주요 원인이 바로 스트레스다. 자주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당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생활 속의 작은 습관들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과음도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간에서 해독되는데,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과식 역시 활성산소를 유발한다. 많은 음식량을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훨씬 큰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것은 많은 산소의 양을 필요로 한다.
활성산소는 과도한 스트레스, 자외선, 방사선, 자동차와 공장의 배기가스, 농약이나 살충제와 같은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또한 방부제나 색소가 들어 있는 인스턴트식품, 식품첨가제, 흡연 등도 활성산소 생성을 촉진한다.
유상호 교수는 "공해와 스트레스에 싸여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적극적으로 몸속의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며 "먹거리를 고를 때도 가능하면 식품 첨가물이나 잔류 농약이 적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상호 교수는 "평소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볍게 땀을 흘릴 정도의 강도로 정기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도 신체의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는 데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너무 심한 운동은 오히려 몸에 스트레스를 줘서 활성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비타민 많이 섭취해야 각종 질병에 안걸려 항산화 식품을 즐겨 먹는 것도 활성산소를 없애는 데 좋다.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은 비타민 A, C, E가 있으며 비타민 A와 C는 독성화학물질이나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며 면역력을 증진시킨다. 특히 비타민C는 감기에서 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력이 있다. 비타민A가 풍부한 식품은 육류나 물고기의 간 등이며 비타민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은 당근, 고구마, 시금치, 호박 등의 녹황색 채소에 많다. 비타민C는 풋고추, 포도, 딸기 등의 신선한 야채와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E는 세포막을 보호하는 성분으로 동맥경화, 심장순환계 질병을 예방한다. 무엇보다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든 음식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양의 섭취가 필요하다. 비타민E는 호두, 잣 등의 견과류, 곡류의 씨눈 및 식물성 기름에 다량 함유돼 있다.
녹차도 항산화 효능이 있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이며 항산화제인 폴리페놀, 비타민 C, E 등이 많이 함유돼 세포의 돌연변이 억제는 물론 피로감까지 덜어준다.
토마토의 붉은색을 내게 하는 라이코펜 성분 역시 뛰어난 항산화제로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 특히 토마토에는 비타민C와 루틴이 풍부하다. 이 밖에도 브로콜리, 버섯, 당근 등의 천연 항산화 식품들을 이용한 요리를 평소 식단 속에 포함시켜 활성산소로부터 언제나 대응할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출처/원문 보기 : http://media.daum.net/culture/view.html?cateid=1013&newsid=20110927151942544&p=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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