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4. 07:58ㆍ괜찮은 글
천안암의 침몰 원인 규명이 끝난 게 아니라 과학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보도했다(아래 기사). 네이처의 이번 보도가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네이처 보도가 각별히 주목받을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와 주변국가들의 안보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에 대해 내린 공식 결론을 대하는 네이처의 태도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보도는 네이처가 한국 정부의 천안암 침몰 원인 발표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들이 ‘제기될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래서 그런 의혹 제기가 ‘보도할만한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그런 얘기를 현대 과학의 흐름을 보여주는 ‘좌표’ 쯤으로 여겨지는 네이처가 했다는 점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즉, 이번 보도에 담긴 ‘내용’보다 더 주목할 점은 이런 보도를 ‘누가’ 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보도에서는 ‘무슨 얘기를 했어?’가 아니라 ’바로 네이처가 그런 얘기를 했대!’가 더 큰 화제가 되는 것이다.
네이처가 “무엇이 진실이냐”를 따져 보도한 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합조단의 발표가 ‘논쟁의 여지 없는 공인된 사실’에 속하는 게 아니라 ‘따져볼만한 가치가 있는 논쟁거리’에 속해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네이처 보도는 ‘천안함 발표’가 공인된 사실에서 논쟁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 중 하나로도 읽힌다. 그러니 국제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정부와 합조단이 공식 발표에 대한 여러 과학적 의문 제기들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천안암의 침몰 원인 규명이 끝난 게 아니라 과학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영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보도했다. 이는 한국 정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이 공식 발표한 ‘북한 어뢰 공격 원인’이 과학계에선 종결된 사실이 아니라 논쟁적인 사안으로 비쳐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네이처>는 지난 8일(영국시각) ‘침몰한 한국 함정을 둘러싼 논쟁’ 제목의 온라인판 뉴스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해 한국 정부와 합조단이 발표한 공식 결론과 함께, 이에 대해 일부 과학자들과 시민단체(참여연대), 신상철 전 합조단 민간위원 등이 제기하는 의문들을 중립적인 태도로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다. 네이처는 재미 물리학자인 이승헌 버지니아대학 교수가 자체 실험으로 얻은 결과 보고서를 소개하며 그가 주요 증거물인 흡착물질과 ‘1번’ 표기 어뢰에 대한 합조단의 분석과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한 사실을 전했다. 또 캐나다 매니토바대학의 양판석 박사가 합조단이 폭발물질이라고 주장하는 알루미늄 물질이 폭발의 결과물이 아닐 수 있음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네이처는 미국·오스트레일리아·스웨덴 등 외국 조사팀이 참여한 민·군합동조사단이 여러 조사활동을 벌여 46명의 희생자에 대한 책임이 북한 어뢰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하며 최근에 제기되는 의문들에 대한 합조단 쪽의 반박도 함께 실었다. 세계 과학계의 유력매체인 <네이처>가 천안함 사건을 ‘과학논쟁’ 기사로 다룸으로써, 합조단 보고서가 ‘과학적 결론’으로 국제적 공신력을 얻으려면 과학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 하어영, 오철우 기자) |
출처/원문 보기 : http://scienceon.hani.co.kr/blog/archives/9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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