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찻상

2009. 4. 12. 21:29목공

자작나무합판이란거

참 마음에 든다.

내 성미에 어쩜 그렇게 꼭 맞는지

착하기도 하지.

이 귀차니즘의 화신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챙겨주니

어찌 백년지기와도 바꾸겠는가.

잔손질할 일 없고,

내동댕이쳐 놔도

지 혼자 둥그런 접시가 되려 하지 않으며,

손톱으로 아무리 찔러봐도

그야말로 손톱도 들어가지 않으니...

기계빨 하나로,

기계 도면쟁이

손재주 쬐끔만으로 덤비는

내 무모함에

어쩜 그리도 잘 맞춰주느냐.

착하다 착해.

사람이 나서

차카게 살아야 되.

이 자작나무합판처럼

차카게 살자!

 

자작나무 합판 평면배플 스피커를 배경으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자작나무 합판 위에

사뿐히 내려앉아있는 작은 자작나무합판 찻상!

마감은 베이비오일로 살짝 문질러준 것 뿐인데 저렇게 번들거린다.

 

목공 역사상 처음으로 45도 베벨커팅했다. 목공 역사는 1년 남짓 됐다^^.

플런지쏘 깊이 세팅이 정확하지 않아 애꿎은 작업대 바닥판만 깊이 패였다. 애고 아까운 것!

 

예리한 절단 모서리를 최대한 깨끗하게 절단하기 위해 진행 속도를 초저속으로 했더니 탄냄새가 솔솔난다. 

 

저렇게 여러곳을 태워먹었지만 가공은 그런데로 깨끗하게 나왔다.

다음부터는 결 방향을 잘 선택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듯하다. 

 

늘 경험하지만 경사진 공작물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클램핑일 것이다. 전용 지그를 만들어 쓰면 될 것이지만... 

 

가조립된 모서리가 예리하다. 저걸로 사과를 한 번 깎아볼까? ㅎ

 

모든 곳이 완벽하게 딱 맞아들어가게 할 수는 없을까? 만약 그렇게 할 수 만 있다면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ㅎㅎ.

 

라우팅 지그, 핀란드산 자작합판으로 만들었으니 초호화판이라 할 만 하네.

 

공작물과 지그 고정이 복잡하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저 지그 각도가 예사롭지 않다.

수직에서 9.7도, 99,7도인데, 10도씩 기울어진 모서리를 가진 두 면이 직각으로 맞붙는데 그 면이 정면으로 10도씩 기울어져서 만나게 되어 산출 되는 각도이다.

 

잘려진 면 모서리가 지저분한데 나중에 사포로 살짝 밀어주니 깨끗해진다.

 

미리 맞춰보는 것도 까다로운 일이다. 제각각 기울어진 면이라 마땅히 조여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궁여지책 끝에 밸트클램프를 한 번 써 보기로 했다. 조금 낫기는 하다. 

 

가진 것은 k-body 클램프 뿐이라...

 

본딩후 샌딩 80 > 130 > 180 > 220 > 320 > 400 > 600 > 800번 순으로 했고,

모서리 다듬질 후 베이비오일로 문질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