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 아날로그 LP 이야기 7/4

2022. 7. 8. 08:48LP & CD


ETERNA
(아날로그 LP 이야기)

동서독 통일전 사회주의 체제였던 동독, 자유시장경제 체제였던 서독에 비해서 형편없는 경제 수준과 낮은 기술을 보유했던 분단의 이면이었다.

오늘은 동서독 음반의 서로 다른 특이점을 아마추어이며 취미인의 입장에서 느낀 대로 적어본다.

따라서 실제적 근거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으며, 근거에 의한 조언과 교정 부탁드림.

첫째,

같은 곡을 같은 연주자 또는 같은 지휘자의 녹음으로 제작된 음반임에도 연주 해석이 크게 다르다.

서독 음반일 경우에는 대체로 화려하며 스케일이 크다.

반면에 동독 음반인 Eterna의 경우는 일단 템포가 느리다.

극단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차분하며, 서두르거나 몰아붙인다는 느낌을 찾을 수가 없다.

어떤 경우엔 무기력한 느낌이 들 정도지만 여러 번 듣다 보면 무기력보다는 자연스러움에 매료되고 만다.

들어달라고 떼를 쓰는 연주와 무덤덤하게 음악에만 몰두하는 연주의 차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다.

둘째,

음질이다.

서독 음반은 음질도 화려하다.

스케일이 크고 웅장하다.

이런 점은 음반 산업의 선두 주자였던 영국의 Decca, HMV, Columbia 모두가 다르지 않다.

반면에 Eterna에서는 음질에서도 화려함을 찾을 수 없다.

이점은 거의 예외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였다.

Eterna 음반에서는 언제나 차분하고 다소곳한 음악이 들려올 뿐이다.

큰 스케일이나 거대한 음향적 카타르시스, 현의 활에서 송진가루 날리는 듯한 감성적인 음향은 기대할 수 없다.

놀라운 점은, Eterna에서 출반된 총 6000타이틀(?) 중 어떤 것을 골라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옴니버스(여러 녹음을 편집해서 한 음반에 묶은 음반)나 발췌반들도 음질 편차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

초판본과 이후에 찍어낸 재판본과의 음질 편차도 적은 편이다.

연주도 하나같이 자연스럽다.

특별한 발견도 있다.

대편성 곡을 들을 때 의외로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다고 느낀 적이 종종 있었다.

역동감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느낌은 옴니버스나 발췌반도 다르지 않았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을 경우 미니 오디오로 감상할 때는 불편한 점도 있을 것이나, 전문 오디오로 감상할 경우에는 현장감에 가까운 이상적인 음향을 들을 수 있다.

Eterna만의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듯한 음향은 특별한 다이내믹 레인지 효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음질이 신기할 정도로 균일하다.

연주가 끝난 이후의 무음 구간에는 거슬리는 잡소리가 없다는 점도 좋다.

마니아의 오지랖,

결론적으로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기 위한 음반의 기본 조건에만 집중하여 충실하다는 점에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연주 스타일과 이미지가 겹치는 보배로운 음반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Eterna 음반 6000종 전부를 나의 라이브러리에 채우고 싶다.

물론 희망 사항이다.

절실한 희망은 현실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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