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통영은 미식 천국

2011. 8. 18. 07:55축제&여행

8월의 통영에는 먹을 게 많고 볼 것도 널렸다. 식도락가들이 이맘 때 꼭 맛보는 음식들을 소개한다. 지중해 느낌이 물씬 나는 리조트 숙박권 행운도 놓치지 말 것.

바다 경치가 아름다운 ES 리조트

통영 풍경이 한 눈에…

통영은 느릿느릿 걷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도시다. 쪽빛 바다와 짙푸른 숲이 어우러진 경치가 일품이어서 어디 방향으로 걸어도 그저 좋은 길만 만난다. 통영 경치를 제대로 구경하려면 일단 미륵산에 올라가는 게 좋다. 해발 500m가 채 안 되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숲길이 좋고 계곡이 예쁜, '있을 건 다 있는' 산이다. 등산로 따라 '미래사'까지 오른 다음 30분만 더 가면 정상이다. 날만 맑으면 한산도와 우도부터 매물도까지 수십 개의 섬들이 한눈에 보인다. 숲길이 제법 시원해서 여름에도 비교적 상쾌하게 걸을 수 있다. 숲길 바깥쪽으로는 해안 절경 따라 굽이굽이 뻗은 22km짜리 산양일주도로가 있다. 바다를 끼고 도는 드라이브 코스로 괜찮고, 해가 넘어갈 때쯤 '달아공원'에서 잠시 낙조를 봐도 좋다.

원래 통영은 소매물도한려해상 국립공원을 구경하는 길에 잠깐 들러 가거나, 거제도로 가려는 여행자들이 하루쯤 들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걸을 곳 많고 먹을 것 지천이어서 온전히 거기서만 머물려는 관광객도 많다.

통영 미식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식도락가들은 통영에 가면 3가지 원칙을 지킨다. 통영에서가 아니면 절대 못 먹는 것들을 골라 먹는 게 첫째고,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에 가서 좌판 아무 데나 앉아 먹어보는 게 둘째, 그리고 마지막은 어둑해지면 바닷가 곳곳의 '다찌집'에 가서 가짓수를 헤아리기도 힘든 해산물을 안주 삼아 양껏 술을 마시는 거다.

우선 통영이 아니면 못 먹는 음식을 골라보자. 토박이들의 대표 음식이라면 '빼떼기 죽'과 '우짜'가 좋겠다. 이름만 봐도 통영이 아니면 절대 구경 못할 것 같은 '포스'가 풍긴다. 빼떼기 죽은 고구마를 말린 다음 팥과 강낭콩을 넣고 끓인 죽이다. 원래 통영 토박이들의 한겨울 점심 식사였는데 요즘에는 사철 가리지 않는다. 욕지도에서 나는 고구마로 만들었는데 단팥죽보다는 담백하고 적당히 달달해서 간식으로 먹기 좋다.

우짜는 '우동'과 '자장면'을 합친 단어다. 말 그대로 우동 위에 자장을 부어 먹는 '신기한' 메뉴다. 향남동 골목에서 시작된 음식으로 4050세대 통영 출신 도시인들이 고향에 가면 제일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다. 토박이 주당들은 '뱃사람 해장에는 우짜가 최고'라며 엄지를 세운다니 한번쯤 도전해 보자. 바닷가 근처 중앙시장이나 서호시장에 가면 먹을 수 있다.

점심에는 3000원 시락국, 저녁에는 1만원짜리 소주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에서는 사실 먹어봐야 할 게 따로 있다. 시락국이다. 시락국은 겨울에 새벽배 타던 사내들이 장터에 앉아 뜨끈하게 한 그릇 먹고 나가거나 전날 밤 거나하게 취했으면 쓰린 속을 달래려 훌훌 말아먹던 국밥이다. 그냥 시래깃국이 무슨 맛일까 하겠지만 먹어보면 왜 유명한지 안다.

조금 더 깨끗한 밥집을 원하면 시내 식당에서 멍게비빔밥이나 졸복국 정도가 좋다. 통영 멍게는 원래 싱싱하기로 유명한데, 여기다 김과 깻가루를 뿌려 비벼 먹으면 마땅한 반찬이 없어도 한 그릇은 그냥 넘긴다. 작은 붕어만 한 크기의 졸복에다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어 끓여낸 졸복국은 바닷가 음식치고는 굉장히 개운하다.

저녁에는 '다찌집'에 가자. 소주1병에 1만원, 맥주 1병에 6000원이고 술만 시키면 해산물 안주를 양껏 내준다. 술을 많이 시킬수록 귀한 안주가 나오니 주당일수록 '돈 버는' 집이다. 봉평동 오거리의 '울산다찌'가 단골이 많다.

기획_이한 사진_중앙포토, ES리조트 제공

여성중앙 2011 08월호

출처/원문 보기 : http://photo.media.daum.net/photogallery/culture/0804_culturenews/view.html?photoid=3102&newsid=20110825092932390&p=womenjoong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