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6. 09:24ㆍ내 이야기
가을의 향기가 짙어지고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며 가을을 유혹하고
낙엽도 앞다투어 떨어지고
세월도 하루하루 떨어진다.
내 몸도 하루하루 늙어 가는 중이다.
너에게 무슨 글이라도 몇 자 써서 보낼까 생각했는데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너의 편지를 받았다.
너무 오랜만에 받아보는 글이라 감개가 무량하고, 연애편지 받는 것 같이 마음조차 설렌다.
"남자 40대 남자의 로망"을 읽고 나니 찡하는 마음이다.
누구에게 글을 보내기는 몇 년, 몇 십 년이 되는구나.
학교 다닐 때 국군 아저씨에게 위문편지 보내고, 서울 와서 이모들에게 편지 쓰고 처음인 것 같다.
내 몸보다 더 사랑하는 가족을 멀리 아주 멀리 떠나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병들어 삶과 죽음의 시소게임도 많이 했구나.
한때는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했었다.
웃고 있어도 내 마음속에 눈물은 언제나 고여 있었다.
그러나 나를 너무도 사랑해주는 형제 조카들이 있어 사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지금은 부채로 마음에 고여 있는 눈물을 말리고 있다.
열심히 부채질을 하고 있다.
길이야 네가 곁에 있어서 많이 의지 되고 좋다.
고맙고 고맙다.
쓰고 보니 내 하소연만 한 것 같구나.
쓰고 보니 띄어쓰기, 받침...너무 엉터리다.
알아서 읽어라.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사노라면 잊을날도... 잊을날도 있으리라.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다 보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날도 있으리라.
내가 말한 음반 베토벤의 "가보트"를 듣고....
서울에 계신 큰 이모님은 인생의 굴곡을 한 몸에 다 겪으시고
지금은 당뇨합병증으로 혼자 다니시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시력도 거의 떨어지셨는데 어떻게 저런 글을 쓰셨는지 신기할 정돕니다.
연세는 일흔넷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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