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ing Analogue
2014-2-7 오후 7시~
우아하고 편한 고전음악을 들으며 아날로그 오디오 70년 역사를 둘러봅니다. 아메리칸사운드, 브리티시사운드, 도이치사운드로 대별되는 음향의 특징을 알아보고 콘서트 음향과 오디오 음향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 맥을 짚어봅니다.
전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그 시절엔 마땅한 감상수단이 없어서였겠지만 어디서든 음악소리가 들리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국민(초등)학교에 입학하니 운동장에서 열리는 조회시간에 꿈같은 천상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당하고 멋있는 음악은 어린 제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았죠. 나중에 알았지만 그 곡은 수자의 행진곡이었습니다. 그 뒤로 나는 오로지 월요일 아침 조회시간만 손꼽아 기다렸지요. 물론 지루한 교장선생님의 훈시쯤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뒤로 세월이 흘러 제 음악 생활에서 작은 전환기가 마련됩니다. 고등학교 때였지요. 음악선생님이 유명한 분이었는데 시간만 나면 음악실에서 오디오를 크게 켜놓고 음악감상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럴 때면 나는 몰래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빠져들곤 했는데, 헨델의 메시아, 베르디의 아이다, 주페의 경기병 서곡 등의 감동이 아직도 제 가슴속에 살아있는 듯합니다.
최근에 아날로그 열풍이 되살아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를 채워준다는 점에서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라기보다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라는 측면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은 바로 '인간적인 것에 대한 향수'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죠. 역설적으로 디지털에서 허전함을 채워주는 아날로그 덕분에 디지털 세상은 오히려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 소리를 알아듣는 귀는 좋은 소리를 기억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봅니다. 굉장한 문화적 축적이 있어야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고 들을 수 도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좋은소리에 대한 기억이 있어야 좋은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지요. 기술만 갖고는 안 됩니다. MP3를 듣는 젊은 세대를 보면 인류가 만들었던 아름다운 음향에 대한 기억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누군가 계속 기억을 갖고 천상의 음향을 듣고 즐기게 되면 그 유전자가 계속 이어져갈 것이라는 생각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