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여행

80년대를 생각하다-광복동 거리

peikhk 2009. 2. 22. 09:53

그 때 광복동엔 고전음악 다방이 홍실, 사계, 바로크, 백조, 솔파가 있었고, 미문화원 옆에 모짜르트, 고전음악 감상실은 필하모니가 있었다.

나는 틈날 때마다 그 다방에 앉아서 온갖 폼을 다잡았다. 때론 우수에 잠겨있는 듯, 때론 고독한 예술가인척....

지금 돌이켜 보면 웃음이 나오지만 나름 재미도 있었고 좋은 일도 많았다.

음악다방에선 디스크자키(DJ)가 음향기기를 다루며 LP판을 닦아서 들려주었다.

그러곤 작은 칠판에 방금 틀어준 곡을 유창한 원문으로 적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부러웠다.

"얼마나 음악 실력이 있었으면 자켓도 보지 않고 저렇게 원문을 휘갈겨 쓸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곧 잘 메모지를 달라 해서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해서 들었다. 뭔가 심오한 음악의 경지에 도달한 인상을 지으며...

 

그 때 한참 자주 가던 다방이 광복동 입구 뒷골목에 있던 '백조'였다.

음향기기가 스피커는 JBL L100센추리, 리시버엠프가 마란츠2325, 턴테이블은 테크닉스와 산수이를 갖추고 있었다.

그야말로 그 당시 음악다방 오디오의 베스트 중의 베스트 매칭시스템인 셈이었다.

백조 음악다방의 DJ는 긴 생머리를 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를 닮은(^^) 아가씨였다.

올리비아 핫세를 닮았다고 생각한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였기 때문에 내가 이 DJ 아가씨에게 빠져 마냥 아름답게 본 것 만은 아니란 예기...

나는 틈 날 때 마다 이 아가씨를 DJ룸에서 불러내어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는데,

그 당시 몰랐던 파가니니 음악을 나에게 일깨워 주기도 했다.

바이올린 협주곡들이었는데,

"파가니니 협주곡들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좋은 곡들이다."면서 틈틈이 틀어 주기도 했다.

너무 행복했던 것은 불문가지....

 

 광복동 입구다. 바로 이 지점 왼쪽안의 작은 골목에 백조 음악다방이 있었다.

 

슬슬 진행하면.. 오른쪽 저어기에 용두산공원 계단이 있었다. 지금은 지붕있는 에스켈레이터가 설치되어 어르신들 다니시기가 수월하다.

  

외국 관광객들은 여전히 많다.

 

여기 오른쪽 골목 주차장 표지판 방향 골목으로 몇 십 미터 들어가면 유일한 고전음악감상실 '필하모니'가 있던 곳이다. 

주인장 경제 형편이 어려워 여기저기 옮겨 다녔다고 들었다. 불 까지 났다.

처음엔 광복동 구두방 골목에, 그 다음엔 용두산공원 계단에서 미화당 중간지점에, 그 다음에 이곳으로 이사왔다.

오디오는  오토그라프, BGW엠프...

 

나이키 대리점 이 곳이 한참 잘 나갈 때의 동원전자 인켈 대리점이었다.

여기에서 내 오디오 역사가 본격 피어 나갔던 곳이다.

인켈의 분리형 인티엠프 A457-스코트 수출모델을 구입한 것이다.

인자하신 사장님은 물론, 박**기사님과는 이후 최근까지 알고 지냈다.

 

 

 

 

 

 

미화당백화점 있던 삼거리, 왼쪽엔 레코드점...